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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일짼가
밤이면 춥다. 한낮 기온은 보통 30도이상,
어느 아침 소식에 우울했다.
생시의 핸폰에 전송된 부음의 주인공.
사고인가? 질병인가?
이른 시간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계속 통화중.
다시 오전에 전화연결 시도. 받는분이 누군지 모르나
마음이 바쁜가보다.“ 전화할 때도 많고 궁금한 것은 다음에 이야기합시다.”
전화기 들고 있기도 뭐해서 끊기는 하지만
아직은 젊으신데, 그리고 오늘 아침은 당신의 노래를 도량에 틀어 놓았는데.
장례식장을 정하지 못했는지 다시 문자가 왔다.
병원 취소하고 당신의 거처에서 다비를 모시겠다는 마지막 문자.
왜 이리도 당신의 노래가 슬프게 들릴까?
모래 다비식에는 가야지 하면서 폭염의 햇빛 아래 나는 포크레인을 운전했다.
존재해서 할수 있는 일이 있어 행복한가?
목에 메인다.
슬퍼서가 아니고 감기 기운처럼 마른 기침이 나오고 목이 따갑다.
아니 슬픈가 보다.
언제 처음 만났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러번의 행사에
흔쾌히 동참해 주고 가끔 안부와 지금 틀고 있는 석가모니불 음악집을
올초에 선물로 보내주었다는 기억까지는 돌이켜진다.
오늘은 더욱 목이 따갑다.
죽고 난 뒤에 죽음 자체를 기리는 마음은 마음이고
궁금증은 궁금증인지 또 전화를 걸었다.
“12일전에 고혈압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있었다가 어제 새벽
돌아 가셨습니다.”
그 전에 스님의 홈피를 검색했는데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과에
지인들은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나? 사진과 영상이 희미해진다.
죽음이 지울 수 없는 많은 것들 중에서
생시의 기억은 혼과 같다고 생각해서 얼마전에 VCR 자료에 있던 자당의 자료를
아는 분에게 부탁하여 복구했다는 연락을 받고 기뻐했는데 당신의 흔적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누군가 살려놓을까?
죽음의 의문이 풀림과 동시 그것 또한 슬픔이 되었다.
늙어서 길은 좁아지고
사람은 적어진다.
늦은밤까지
아침에는 슬픈소식 때문에 우울했고
오후에는 기쁜 소식 때문에 이것이 사람사는 모습인가 위안하다가
밤에는 슬픈 글 때문에 울고 싶었다는 하소연을 끝까지 들어 주었던
선화당의 담소가 몸도 마음도 지탱할수 없는 시간이었나.
먼길을 나섰다.
다비장을 향하지 못하고 서울 어느절의 49제에 참석하기 위해 이르게 출발한
아침은 밝고 맑았다.
살면서 누군가를 제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행복해진다.
그 누군가가 나라면, 그런 인연으로도 평생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인연이 아닌가.
환갑도 맞지 못한 보살님은 감기를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몇일전 큰 언니보살님께 49제에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한바
그 날이 바로 오늘.
머리는 무겁고 몸은 아프다.
살면서 이렇게 아픈 날이 몇 번 있었지?
죽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눕고 쉽다는 기억,
누워서 쉬고 쉽다는 생각이 멀지도 않은 길을 멀게만 만든다.
먼길을 다녀 와 누워 버린 내 방에는 온기가 있다.
한낮 달구어진 방안의 후덥함이 고맙기만하고 다음날 새벽
추위에 일어날 때 까지 나는 영혼도 몸도 병자가 되었다.
목은 메이고 기침은 그치지 않는다.
오비이락이겠지만 내 몸은 이별 때문에 쇠퇴해지는 것 같고
문득 산다는 것에 대한 의문으로 더 아픈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침, 공양주보살님께 미안해서 아침공양을 놓으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이 들 때
행복아닐까? 건강해서 성지순례 다닐 수 있는 것이 행복 아닐까요,
노보살님께 전하는 본심이 변하지 않는 내 바램이면 좋겠다.
나는 오늘 일어섰다.
고추 지주끈을 한번 더 묶어 주고
소나기를 맞으면서 일주일의 의례에서 벗어 났다.
나의 길은 건강하게
추위를 견디는 것이다. 6월 이 추위를!
2013.6.22 새벽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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