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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얼마나 더웠나?
또 비는 많이도 왔지?
갑자기 하늘은 높아지고
바람 끝에는 찬기운이 느껴진다.
이렇게 자연도 변하고
우리의 열정도 변하는구나.
사람의 거리에도 감정이 포함되어
좋을 때는 그렇게 가까울 수 없다가
미울 때는 한없이 멀리 느껴지는
묘한 척도.
여름이었다가
가을인 어느 아침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에 관조(觀照)가 끼어들었다.
쓸쓸함이 고요함이 되었고
무상함이 편암함이 되었다.
유난히 분주했던
준비기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모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물은
도량 전체를 우아하게 만들었다.
우아함은 살아 있음의 자존심이리라.
여기 작품들도 살아 있다.
살아서 말을 걸고
침묵의 뒷모습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자연의 진실(김도현 작)은 재미있다.
나의 어린왕자가 이야기를 하는 것 같고
길들어짐에 대한 비유가 소근거려 지는 것 같다.
또한 Resycle은 이 시대의 화두 아닌가?
지구(에릭 디 리더 작)는 벌써 생성과 무너짐을 반복하고 있다.
한바탕 소나기에 단단한 구조물일 것 같았던 작품이
무너지고 벽에는 새로운 씨앗들이 발아하여 전시기간 내내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는 설치미술을 보여 주고 있다.
지구는 이렇게 변하는 곳이니까?
황금 상자(유거상 작)는 잠재된 의식을 꺼집어 내었다.
일본 나오시마 베네세하우스에 상설 전시되었던 작품이 떠올라 반가웠다.
누워서 바라보는 하늘의 풍경은 나의 꿈이 무엇인지
각인시켜 주었다. 나에게 꿈이 있다는 것은 초발심과 같은 것.
관습(클라멘스 보쏘 골드바흐 작)은 실용할 수 있는 구조물이다.
가끔 올라가서 주변을 보는 느낌은 색다르다.
건축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예술인 것 같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이 예술가는 아이들이 없다.
왜 아이가 없냐고 물었더니 자기의 작품이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아이는 유한하고 예술은 무한? 맞는 것 같다.
언젠가 지구를 위하여 나무 한그루 심은 일이 있냐고 물었던 글이 생각난다.
아직도 봄이 되면 많은 나무를 심고 있지만
나오시마 같은 공간을 주음치에 만들 수 있을까?
돌이 시가 되고
나무가 노래를 하는 마을
이번 2013강원환경설치미술전은
나의 꿈이 무엇인지 보여 주었다.
인연이 된 모든 작품들에게
경하드린다.
2013.8 선화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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