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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보았던 눈 내리는 모습,
가슴 한곳이 아련해진다.
이렇게 눈이 내리면 그닥 춥지는 않기에
아침기도를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고
일자리를 나서는 이웃의 이른 발걸음도
덜 춥지 않을까?
겨울이면 겨울다워야 하는데
스산한 삶의 풍경 때문에
겨울추위나마 피해갔음 좋겠다는 바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겠지요.
삼성각의 청수(淸水)는 꽁꽁 얼어붙고
짧은 기도의 순간에도 발가락은 무디어진다.
그러나 적당히 온기가 유지되는
각자의 방은 얼마나 고마운 공간인가.
아침이면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살아간다는 의미 이상, 내 방의 존재가 소중한 것처럼
이 작은 공간이 이 세상을 위해 존재하면
좋겠습니다.
모두 안녕하신지요?
이렇게 인사를 하면 저는 덜 무감각해지고
덜 염치없어질까요?
어느 자리 최선을 다하는 즐거움만큼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는 것처럼
자신을 바라보겠습니다.
몇 번의 추위를 견뎌야
이 겨울이 끝이 날지는 몰라도
새해가 되면 작은 희망으로 가슴이 설레고
작은 실천으로 기도를 바치게 되는
따듯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봄이 멀지 않았다는 느낌.
2014년 새해 인사 올립니다.
근하신년(謹賀新年)
甲午年 元旦 善華堂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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