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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서술하는 방법이 이렇게 허술했나?
늦은 밤 음악소리에 주변은 역시 고요하고
별빛만 찬란한 이 겨울이 우울한가?
이웃도 없고, 주변도 없고, 그리고 우인도 없다.
그래도 나는 외롭지 않지?
외로울 이유가 없지? 어차피 인생이란 혼자서 결정을 보아야 할
길이니까?
그냥 당당하고 싶은 바램은 역시 바램일까?
이제 저 외로운 바람도 나를 흔들지 못하고
저 고독도 나를 무시하지 못하리.
아무도 없었다. 알고 보면 이 땅에 태어날 때부터 나는 혼자였고
지금도 혼자이며 죽을 때도 혼자이리라.
그래서 두렵지 않고 외롭지 않다.
인생이란 길이 나이들어 조금씩 또렷해 보이기에
나의 서툰 몸짓과 인격이 초라한 것만은 아니었다.
너에게 전화를 하고 편지를 쓰고
마음을 뛰우는 몸짓을 기억한다면
영하의 이 날씨 별것 아니었다.
그리움을 붙들고 눈물 흘리는 이 밤의 달빛이 왜 이리도 뿌연지,
누가 알까?
초라한 영혼이 더 따듯해 보이고
외로운 몸짓이 조금은 진솔해 보이는 이유를 나는 모른다.
그래도
당신의 고개짓과 눈빛이 거짓일수 없듯이
인생이란 후회를 지우는 과정일 것이다.
너무 많은 안타까움이 산처럼 솟아나 문득 나를 감당할 수 없는 시간마져
겨울 그림자처럼 지워지는 인생.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는데
어떻게 참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참 고맙다.
네가 옆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버틸 수 있는 힘이었는지 누가 알까?
그래도 믿어주길 바래는 바램 하나.
발리 울랄와뚜 절벽에 핀 노란 꽃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 기억해 주길 바란다.
겨울 밤이 깊어
참 많은 이야기 나눈 것 같았는데
시간은 그렇게 많이 흘러 가지 않았네.
보름을 앞둔 달이 너무 푸근해
겨울을 잠시 잊었다.
달빛 파도 소리는 겨울도, 여름도
변함없이 흔들리고 인생은 착한 영혼에 대한
집착으로 순수해진다.
여기는 강원도 홍천.
내 영혼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2014.12.14 달빛 아래 선화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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