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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하는 뒷모습이 아름답다.
법당에 들어 간지 꽤 오랜 시간인데 계속 절을 하고 있다. 이제 생각하니 항상 절하는 모습으로 기억되는 오랜 된 인연이다.
지금은 없어진 절 근처의 예비사단 부대 법당에서 인연이 된 이대령님은 중위 때부터 인연이 되었다. 절에 다니는 분들은 대부분 어떤 분위기가 있는데 예전과 달리 요즘 신도님들은 시대 흐름에 맞게 자기 확신이 또렷한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자신만만해 보이는 그런 분위기가 가끔 느껴지는데 이분은 항상 온화하고 겸손하시다.
부대 전근을 할 무렵 어느 방향으로 이동을 하면 좋을지 나에게 물었던 적이 있었는데 추운 지방에서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아 따듯한 남쪽 지역을 추천해 주었다. 워낙 일상이 성실한 분이라 낳선 곳에서도 얼마 되지 않아 진급을 하고 좋은 의미를 나에게 주는 것 같아 그런 마음도 감사하게 받아 들였던 기억이 있다.
가끔 강원도로 출장을 오면 하루 정도 휴가를 내어 백락사에서 묵어 가는데 절을 많이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다음 날 떠나기 전에 손걸레로 법당을 전부 닦고 당신이 잤던 방, 종무소까지 구석 구석 손걸레질을 하시고 떠나신다. 그러지 마라고 하면 운동도 되고 복도 짓고 당신도 기쁜일이라 행복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신다.
생활 자체에 안팎이 없다. 신행과 생활 자체가 최선을 다하는 그런 모습으로 자신의 길을 걸으 가는 모습을 보면 인생이란 시간 자체가 상대성인 것 같다. 짧아서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느낌과 길어서 지금은 최선을 다해 보는 것, 어느 것이던 인생이란 유한하다. 곱게 늙어 간다는 것을 이대령님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황소령도 대웅전에서 열심히 절하는 모습으로 첫 대면을 했다.
학군단 출신으로 임관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절하는 이유가 젊은 후배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부처님 가르침으로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지 끊임없는 해답을 부처님께 갈구했다는 대화에 자기 업에서 이렇게 성실해야하는구나? 듬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0년 후 왠 가족이 법당에서 꽤 시간이 지난 후 나오는데 황소령이 아이가 둘인 가장으로 홍천으로 다시 배치 받아 왔다고 가족이 함께 많은 절을 하고 나온 것입니다. 절을 생활화한 가족이구나 느끼며 인적상황을 확인하니 큰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둘째가 6살이니 그냥 대견하기도 하고 더 많은 진중함으로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는 고마움 때문에 한달에 한번 있는 일요법회라도 자주 나오라 대화를 나눴다.
“젊은 장병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인도하고 싶은데 많이 어렵습니다. 강요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가까운 군 병원에서 한달에 한번 백락사에서 법회(일요법회)도 보고 식사도 하고 가는데 먼저 백락사에 오는 장병들을 내려 주고 홍천 읍내에 있는 성당에도 들려서 미사 참석하는 장병들을 다시 데리고 돌아 오는 코스의 일정상 성당에 갔던 장병들도 백락사에서 점심을 먹고 모두 귀대하는 재미있는 풍경이 한달에 한번 이루어진다.
예전에는 항상 불자들이 많았는데 저번 달에는 백락사에 오는 장병은 2명, 성당에 가는 장병은 12명이 각자의 종교 활동을 한 후 함께 식사를 하면서 황소령의 그런 고민을 나는 하고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곳은 일이 많다. 농사를 지어야 할 땅도 적지 않다.
봉중령 내외가 하루 날을 잡아 작정을 하고 울력을 한 때도 대위시절이었던 것 같다. 스님일이 너무 많아 부부가 마음 먹고 도와주러 왔다고 여름 날 땀을 뻘뻘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어디에 있던지 연락을 끊이지 않고 안부를 묻고 진급을 위해 나도 기도를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강화 근처의 대대장 취임식에는 군부대 열병도 처음으로 참관했던 것 같다. 큰아이가 백락사에서 벌거벗고 놀던 사진을 백락사 달력에 사용했던 그 아이가 이제 조숙한 초등하교 고학년이 되었고 둘째도 깜찍한 공주가 되어 있다. 어떤 일이던 긍정적으로 풀어 나가는 보살님은 중령 1차 진급에 떨어 졌을 때 너무도 씩씩하게 보고했던 기억도 이제는 과거가 되었다. 부부의 사랑과 시부모에 대한 각별한 정들도 가족처럼 이해하고 있다. 가끔 보내는 안부 문자에 답장을 하지 못하지만 어느 하늘 아래 모두 이렇게 살고 있으니 참 고맙다는 생각 많이 든다.
어느 사회이던지 개방화 속도가 빨라지면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이 먼저 눈에 뛴다.
한 사회가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다수가 선량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 주변에 계시는 군인 가족들의 일상은 모든 것이 모범이시다. 아니 전체 대한민국의 군인들은 성실하시다. 종교와 상관없이 고맙고 감사한 이웃임을 고백드린다.
법회의 활성화도 시급한 일이지만 소중한 군불자 가족을 생각하면 산골의 절이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은 아닌지 자족하면서 젊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백락사 될 수 있도록 좀 더 최선을 다해야겠다.
2015.3.25. 백락사 선화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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