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가물었던 봄날은 분명 끝날 것이고
이 지루한 비 소식 또한 지나고 나면 잊혀질 시간인데
가을을 준비하는 우리들은 마음이 바쁘다.
어느 시절이 우리를 편하게 기다려준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니
한번도 미래는 완벽한 준비로 다가 온적은 없었다.
매일 매일의 작은 준비와 정성이 쌓여 내 인생이 펼쳐진 것처럼
오늘은 유달리 내 앞에 펼쳐질 앞날이 궁금하다.

최선을 다하면 세상이 바뀌고
정성이 닿으면 함께 사는 세상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살았는데
어떤 계기는 또 다른 관점으로 자신과 세상을 돌아 보게한다.
완벽한 계획과 완벽한 결과는 없겠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우리는 믿고 있지않나,

작은 사고가 있었다.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 날 수 있는 일 이기도 하고
왜 나에게 일어났을까 이기도 하다.
가장 빠른 회복은 자신을 받아 들임이고
현실을 인정하는 것임을 알았다.
그리고 알았다.어려울 때 나의 마음보다 너의 마음이 되고
먼저 배려해야하는 본능의 자비심들이 가득한 주변을 보면서
눈물겹고 감사했다.
더 세상의 눈물을 가까이 닦을 수 있을 것 같고
세상을 위해 어떤 기도를 바쳐야 할지 새삼스러워졌다.

백락사 가을은 이렇게 오고 있다.
설치미술도 음악회도 사람에 대한 연민으로가득차 있음을
정말 이야기 하고 싶다. 수고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축복의 기도가 온전히 전달되면 좋겠다.

                    2017.8.22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