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색깔이 어떻게 찾아오는지, 새벽 어스름이면 조금씩 보인다.

삶은 언제나 고단한 색이었다가 문득

새벽의 고요 위에 앉은 무음(無音)의 색깔이 눈에 보이면

멀리 사라졌던 찰나의 기억이 보이고

몽환처럼 행복해했던 과거의 내가 보인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와

내일의 나는 다른 존재일까?

이렇게 빛나는 아침의 풍경이

나의 마음에 따라 보였다, 보이지 않았다 할 뿐

모든 존재의 본질은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침풍경과 같을 것인데

나의 마음은 이리도 출렁일까?

윤동주의 서시를 한자도 빠지지 않고 들려주었던 신도님과

백락사 뜨락에서 명태(가곡)를 불러 주었던 지인의 마음이

기억난다.

가끔 삶은 쇼이기도 하고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당신을 위해, 우리를 위해 작은 정성을 바치는 마음을 읽는다면

우리는 힘들어도 일어서야하고

나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어야한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하처야진애(何處若塵埃)

본래 한물건도 없는데 어디서 티끌을 털어 부처를 찾는가.

우리가 가진 본성의 아름다움과

잠재된 불성의 진리를 본다면 동안거 기도 복받은 시간이리라.

증오와 탐욕의 세간에서 출세간의 마음으로 기도하고 기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