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항상 정지할까?

언제나 최선을 다한 머무름으로 인생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프니까 살아 있음인가?

허망한 시간들이 흘러간 만큼 참회를 해야 해서

어떤 생각도 없이 나는 고통을 선택하고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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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고

살아 있음의 고통은 별 것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용기를 내어 보지만

단지 이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들이 순서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절대적 규칙도 아니고 한순간 어그러지는 인간사 때문에

삶은 자주 황당해지는 법.

어느 하늘 아래

우리들의 시간을 헤아려 보면

서로를 위한다는 언어적 표현들이 참 모순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살아 있음이 이렇게 감사해서

나는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는걸까?

그나마 어떤 위로의 느낌 때문에 버티고 있는 걸까?

작은 부분 삶의 슬기로움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나의 우주에서

나는 행복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겨울채비를 하고 쓸쓸함을 덤덤해 하는 일상.

겨울의 아픔 위에 이별마져 묻어야 하는 이 시간들이

여한이 없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산다는 것은 과거가 아니고 지금 현재이다.

부디 고통이 덜어져 삶에 따듯한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모두에게 기원한다.

2019.11.25. 선화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