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빈방에 불을 넣고

하루 노동을 준비하면서

산수유꽃망울이 터지는

옅은 아침의 빛깔은

모든 나무들의 인사인 것 같아

따듯하다.

낙엽을 치운 도량에는 새순들이 삐져 나오고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치우자 다짐하는

속내가 부끄럽게

살아 있는 것들의 소리들이 들리는 것 같다.

새벽에는 휘이새가 울고

저녁에는 개구리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물이 오르는 나무들의 합창

귀기울이면 이곳이 극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