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락사 :::

제목	하늘 좀 보세요.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456
언제나 맑은 아침이었지만 깨어 있지 않은 아침은 나의 아침이 아니었습니다. 모른척 눈 감고 있어도 새벽은 어김없이 깨어 나고 아닌척 눈을 감아 보는 게으름에 마음이 자꾸 불편해 집니다. 어느 때쯤 길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약속인지 남겨진 시간의 쓸쓸함을 생각하면 더욱 간절하고, 어지러진 주변의 불필요한 것을 마음 먹고 정리할 때 쯤 너무 많은 무게의 껍데기에 나는 숨이 막힙니다. 날 잡아 버릴 것은 버리고 지워야 할 것은 지울 수 있을 때 방안의 공기가 신선해집니다. 어느 것도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는 내 삶의 흔적이 가장 소중한 시간의 가치로 흘러 가고 이제는 함이 없는 시간일지라도 후회없을 적선에 감사해 합니다. 수용되었던 감사한 시간과 느낌 그리고 사랑. 그것만으로도 내 인생이 충만했던 지난 날을 생각하면 남은 시간의 쓸쓸함도 허망함도 묻어 갈 수 있을 것 같은 정리. 어느 낳선 곳에서 사무치게 외로워할지라도 지금까지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생각하면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이 자신은 무언지? 그 근원에 당신이 있습니다. 내 삶의 넉넉함의 팔할은 당신 때문입니다. 사랑합니다. 죽을 때까지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어차피 떠나야 할 길이라면 남겨진 사람의 미소를 마지막 유산처럼 향유하세요.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으면 이별은 영원히 없답니다. 너와 내가 함께 사라질 때 진정 이별 아닌가요. 가을 달이 슬픈 아침입니다. 하늘 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