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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강원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니
세월이 벌써 25년이 되어가는 인연이네요.
무슨 인연이었기에
그 오랜세월 동안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을까요.
살면서
누군가의 세월을 내 삶처럼 헤아릴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함인 것 같습니다.
질곡 없는 삶이 어디 있겠냐만
아픔은 나누고 즐거움은 함께 기뻐했던 시간들이었기에
여기 까지 온 것은 아닌지? 그래서 큰 기대도
욕심도 없는 남은 인생이지만 오히려 편안한 것은 아닐까요.
수사(修辭)는 화려할 수 있지만
현실은 초라한 내 이력이 오히려 넉넉하다고 생각하니
큰스님 어쩌구 저쩌구하는 표현은 하지 마세요.
내 자신은 내가 더 잘 압니다.
당신과 내가 다를 바 없습니다.
잘한다고 해도 잘하는 것 하나도 없고
그렇다고 열심히 살지 않는 것도 아닌
그냥 어느 자리,자기 자리 지키다 인연을 다하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이렇게 걱정해주고 지켜봐주는 인연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어찌 사느냐?
하기 싫은 것은 아니하고 살수만은 없지 않으냐?
갈등하다가 할 일을 치루었습니다.
자꾸 게을러지네요.그리고 변명하게 되고
나중에 얼마나 많은 후회를 할지 두렵기만 합니다.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직 한 겨울 같은 추위가 오지 않았으니
머리에 묻어 두었던 일들을 정리해야겠습니다.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그대가 글 쓸때 행복한 것처럼
어느 작은 부분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부분을 지켜보는 것
그것도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지 마세요.
그냥 몰입할수 있는 것만으로도 세월은 건강할 것이고
그래서 아픔은 치유될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하면 좋겠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입니다.
주변이 그렇다보니 우리도 예외는 없겠지요.
단 한사람의 관심이 우리를 지탱하게 해주는 힘이었던 것 처럼
이웃에게도 작은 관심 나누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우선 가장 가까운 사람들부터 돌아 보면서...
항상 고맙습니다. 기도해 주셔서..
저도 기도를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여여(如如)하세요.
12월 14일 선화당에서 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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