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 언제부터 교회다녔어요.
한십년 됐나보내요.
예전부터 교회 다녔어요.
아니 절밑에 살았어도 절에도 안다녔고
이 교회 처음온거여.
왜 교회 다니시게 된거예요.
딸이 있는데 성하지 않아, 여기 교회 다니면 낫는다고해서..
할아버지는 안계세요.
몸이 불편해서 집에 있어.
어디 편찮으신가요.
교통사고 나서 드러누워있어.
어쩌다가 교통사고가 났지요.
여기 교회 기도오다가 사고났지.
기도 열심히 하시는 것 같은데 따님이 나을 것 같아요.
모르겠어, 목사님이 낫는다고 하니 낫겠지.
---
작년 성탄절 이브
시골 번듯한 교회 강당에 들려 만난 할머니와의 대화입니다.
혼자서 너무도 열심히 기도하시는 모습에 살짝 다가가
이런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과년한 딸자식의 앞가림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헌신을 하였으며
아직도 매달리고 싶은 부모의 마음
그리고 놓지 못할 희망의 끈이 이적처럼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
기도하면 이루어질까?
그래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있을까?
누군가의 운명에
말 한마디로 흔들리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있는 그대로의 긍정이던 부정이던
현실에서의 희망이 되어야한다고,
그래야 종교의 해악이 없다고, 다른 사람도 그러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또 교회당 안에서 일어나는 불길.
할머니 하나님이 있다고 믿으세요?
글쎄 잘 모르겠는데요.
하나님이 있다면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럽게 내버려두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 안하세요.
글쎄 나는 아무것도 몰라...
갑자기 험악한 공기가 느껴지는 주변.
열심히 기도하던 몇몇 교인들이 이런 대화를
유심히 들었는지(귀만 빼고 모든 것을 기울여 기도하신 것 같음) 성경책을 덮고
“너 뭐야.”하는 표정으로 다가올려고 하는 순간
도망 가자 여기 있다가는 뭔가 일 벌어진다 순간 판단을 내렸습니다.
할머니 기도 열심히 하시고 따님 건강하길 빕니다.
그래요. 고마워요.
축제 준비에 바쁜 아이들 머리도 만져 주고
성극 준비에 분주한 아줌마교인들에게 파이팅도 해주며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하느님이
천주인에게만 있을까?
교인에게만 있을까?
교인들이 이야기하는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한다.
종교와 상관없이 관대하고 자비를 내릴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성탄 미사 전 성극이 무르익은 성당에서 경건하게 동참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는데
너무 머리가 아파, 견딜 수 없을 만큼 머리가 아파
에너지 주파수가 달라서 그런가 갸웃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촌면소재지 교회는 축복이 가득할까 궁금해져서 면소재지를 거쳐서 돌아 오는데
크리스마스 이브 불꺼진 고요를 보았습니다.
시골 교회의 쓸쓸함이 문득 안타깝다가도 저 고요함에
하나님은 마음 내려 놓고 먼저 축복을 내릴 것 같은 내 생각이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음치 입구에 있었던
교회 빈자리가 오늘 눈에 들어와
작년 성탄절 경험이 새삼스럽습니다.
교회도 사찰도 성주괴공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섬김이며
행복할 수 있는 이유를 나누는 것이 가장 큰 은혜임을
스스로 감사해합니다.
교회가 없다고 하느님이 안계시고
큰 대웅전이 있어야 부처님이 계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2009.1.22 여러 행사를 마친 다음날 아침 선화당에서
*교회와 성당에 간 것은
목사님과 신부님의 설교를 들을려고 간 것인데
예배와 미사 시간이 저와 인연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
홈 > 목탁소리 > 성민스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