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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꽃잎이 피고 지는 오월.
지나는 길에서 무성한 오동나무를 보면
항상 애잔한 기억, 그리고
백락사 오동나무는 꽃잎을 보이지 않을까
아쉬운 해마다의 봄이었는데
올해는 꽃잎이 져서 바람에 날렸습니다.
초롱꽃 같은 봉우리형의 보라색 꽃잎을 유심히
보면서 세월이 흐르면 너도 보이는 구나.
고목이 되어 버린 오동나무 아래
지워졌던 기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릅니다.
내 삶에 충실한 것도 자랑이라고
부끄러워했던 적 많았습니다.
자랑 이외 삶을 방관 한 것은 아닌지
부끄러운 내 자리에서
사람에 대한 희망으로 들떴고
희망을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으로 행복했습니다.
정치가 다른 세계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믿음을 확신하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필요한 부분이라는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단 한번 같이 한 식사였지만
그때는 아마 당신이 백수였던 것 같습니다.
여사께서 운전기사 한다면서 소탈한 웃음을 보이신
따뜻한 분위기가 지금도 또렷합니다.
그 뒤 스스로 선택한 좌절 속에
안타깝기도 하고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원칙과 확신이 한송이 연꽃처럼 피어 있다는
감동, 그 꽃은 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마음으로 보내는 기도였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국민의 바램으로
당신은 꿈이 이루어짐을 보였습니다.
내 평생 처음 대통령 선거에 참석했다는
감동을 함께 나눈 지인들의 행복,
우리가 이루었다는 작은 파티가 어제 일 같습니다.
그리고
부침의 시간 속에
당신을 비난하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시간이 흐르면 압니다. 당신이 이룩한 꿈들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단호하게 내 마음을 전할 때
저는 고마웠습니다. 산속에서
자신에게만 충실한 것이 가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 마음처럼 누군가의 가치를 확신할 수 있는
내 믿음 또한 이웃과 나누어야하는 내 몫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당신이 가고 나니
먼저 이 땅이 싫다라는 생각은
나만이 가졌던 감정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고뇌하는 지식인도 아니고 탄압받는 정치인도 아닌
일개 산속의 이름 없는 내 마음이 이럴진대
많은 국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당신의 마지막 유언에
분노도 절망도 부질없음인가 반문하면서
당신을 사랑했던 마음을 작은 현수막에
걸었습니다. 이 것마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드릴 수 없는 마음이 너무 슬퍼집니다.
내 마음과 같았던 분들이 이 글을 보고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그냥 고마울 것 같습니다.
왕생극락하소서!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영원히 사랑합니다.”
5.25 선화당에서 성민 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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