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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 구름입니다.
나를 돌아 보는 여한도
남겨진 세월의 허망함도
미련이 가지 않음에
모두 뜬 구름입니다.
잘살았지요
아니 잘살았다 자위하고 싶지요.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나무 한그루
돌 하나
가끔씩 들리는 인연들이
내 살아 있음의 확인입니다.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면서
그냥 일을 할 뿐입니다.
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허무합니다.
그럼에도 무위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어떤 때는 행복하고
어떤 때는 불행합니다.
이제는
무성한 잡초더미도
성가시지 않습니다.
이별을 했던 어느 지인의
마당가에 수북했던 풀들을 보고 안타까워했던
게으름이 이곳에도 미쳤습니다.
그래도 바쁘지 않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방기인지,
관용인지 모르겠습니다.
매실나무는
수령만큼 열매수가 늘어 났습니다.
혼자서 사다리 놓고
수확할려고 합니다.
시간이 더디게 흘러 갑니다.
세월의 시간은 눈물나게 빠르게 흘러 가는데
내 그림자의 흔적은 느리게 느리게
흘러 갑니다.
뜬 구름처럼.
2009.6.8 선화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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