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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운 절이 있어 고맙습니다.
과찬이었지만 어쩜 인연의 존재의미가 이런 것 아닐까?
어느 날 선뜻 마음을 내면 감당하지 못할 능력의 회의 앞에
불안감이 밀려 오기도 하지만 시절인연이 나를 불렀지,
내 마음을 내게 했지, 지나 온 시간처럼 다가올 시간도 무시해버리기로
작당이 되는 나이. 이것도 여유인가?
너무 많은 베품 앞에 존재하는 내 모습 때문에
강박처럼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다는 이 생각도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자연스럽다는 것이 내공이겠지.
물 흐르는 것처럼 내 삶을 흘려 보았음 좋겠다면서 사람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이리도 초라한가?
당신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내가 판단할 몫이 아님을 뻔히 알면서
나이 들어감과 빈 곳간의 찬바람만이 가슴에 남는지?
세상에 대한 기대, 사람에 대한 기대 때문에 행복했던 시절을
떠 올리면 지금 나는 죄인입니다. 나는 어느 누구의 희망이 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니 더욱 외로운 섬이 되고 불러야 할 이름은 모두 잊어 버렸습니다.
진정 사람은 외로운 존재인가요?
사랑보다 능력이었고 또한 돈이었고 그 위에 존재하는 가치들이
당신의 능력인 듯 거만한 인간의 군상을 쳐다보면 화가 납니다.
인간이 만든 신 앞에 단죄되는 인간의 의미가 너무 모순적이어서
종교가 없는 땅으로 떠나고 싶은 갈등도 이 외로움을 더합니다.
그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단 한 사람의 기대 때문입니다. 그대 때문에 내 분노를 재웠고
절망을 이겼으며 작은 꿈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기도 했습니다.
단 하나뿐인 아름다움을 기억하기에는 너무도 지천인 이곳이기에
당신의 감사함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곱게 늙은 절집처럼 내 마음도 곱게 늙어 가기를 바래봅니다.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얼굴로 기억해줄
고마운 인연을 생각하면 절집도 이 얼굴도 곱게 늙기를 바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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