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락사 :::

제목	바람이 부는 밤에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605
밤이 깊었지. 눈이 조금 내렸고 바람은 뒷산의 울음소리로 먼저 귀를 울렸고 그리고 볼을 스쳤다. 낳익은 소리 그러나 오랜만에 잠못이루며 듣는 이 소리는 지나간 시간의 슬픔들을 떠올리게 했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지난 시간의 아픔으로 겨울밤의 별을 바라보게 한다. 깨어 있음보다 슬픈 것은 추억. 가난하다는 것, 외롭다는 것 그리고 미성숙하다는 모든 것들의 실체는 언제나 나를 흔들리게 했고 오늘 밤 그런 써늘함으로 눈이 희끗한 배밭에서 서성이는 나는 누군가? 몽롱한 삶의 궤적으로 누군가의 슬픔을 생각하면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혼자서 버텨야하는 동물인가, 아무런 도움을 줄 수없는 우리 삶이 초라하고 고슴도치 겨울나기처럼 작은 공간으로 찬바람이 이리도 크게 느껴지는 것은 단지 겨울을 맞은 운명이기 때문일까? 흔들리면서 흔들리면서 걸어가야한다. 인생이란 꼿꼿한 장대처럼 이리 저리 흔들리면서 의지해야한다. 꺽이지 않는 순간까지 휘어져 의지해야한다. 땅에 누울 만치 괴로울 때도 의지해야한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만 장대는 그렇게 속이 굵어 지는 것이다. 바람이 부는 밤에 눈물마져 얼어버린 밤에 하늘의 별빛은 왜 이리도 청명한가. 그리고 슬픈 너의 마음을 누가 알아 줄까? 바람아 멈추어 다오. 안그래도 추운 이밤에 너는 왜 잠도 자지 않느냐. 저기 나무들도 울고 있구나. 추워서,너무 추워서. 2009.12.26 새벽 선화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