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락사 :::

제목	그렇게 행복하십시요.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432
부처님 오신날 탑돌이까지 마치고 귀가하는 신도님들께 인사를 하는데 멀리 마산에서 이제야 도착했다고, 11시간 걸려 백락사에 도착한 신도님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역력한데 참배만 하고 다시 내려간다는 말에 먼 길을 왔는데 주무시고 내일 가시라하니 내일 출근을 해야 해서 차 한잔도 하지 않고 떠나는 신도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왜 이리도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안타까움이 밀려 옵니다. 삼계의 모든 고통을 내 마땅히 편안케하리란 부처님의 탄생게가 주눅들게 가까운 서울에서 오신분도 길이 막혀 집으로 돌아 가고 6~7시간 걸려 오신 신도님의 하소연이 괜히 저의 탓인양 즐거운 부처님 오신날이 길위에서 보내는 날이 되어 버린 문명의 혜택이 즐거움만은 아니란 것을 돌아봅니다. 여유라는 것이 마음으로 나눌 수 없는 낳설은 것이 되어 버린 지금 저희들의 삶이 잘 사는 것인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모두 아니라고 하지만 쉽사리 꿈꾸는 삶을 살수도 없는 현실의 책임은 누구 탓인가 반문해 보면 지금 저희들의 시절인연의 복이 이것 밖에 되지 않는 불운의 시대에 사는 비애일까? 누군가에게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 쓸데 없는 행위로 비춰어지고 누군가가 인정해 주지 않으면 마음을 내기도 어려운 흐름 앞에 종교적 행위마져 드러냄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 봅니다. 자신을 낮추고 겸손할 수 있는 것이 종교심의 기본일진대 말은 거칠고 행동은 폭력적이고 무식이 자랑인양 큰소리치는 불자들을 보면서 우리 모두의 수준이 이것 밖에 되지를 않나 자괘감이 들어 부처님 오신날의 이런 거창한 행사를 지향하고 내면의 수행시간을 가져야하나 회의가 듭니다. 극락이 따로 없다고 여기가 극락이라고, 스님은 얼마나 행복하냐고 물으면 저는 할말이 없습니다. 극락은 바라보는 대상으로 존재하지 실존하는 삶의 바탕에는 존재할 수 없는 이상이라고 정의한다면 틀릴까요? 그렇지 않는다면 짧은 극락 긴 지옥이 공존하는 삶의 모습이 정답인지? 좋은 마음을 내면 스스로 행복해집니다. 사랑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 나눌려고 하는 마음등 많은 순간들이 모여 내 공간을 극락으로 만들고 싶은 간절함이 이곳 백락사의 바탕이라 생각하니 낳선 분들의 감탄이 틀리지도 않다고 생각됩니다. 11시간이 걸려 여기를 다녀 가신 신도님의 마음이 그래도 백락사를 다녀 가서 행복하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제 자신의 단정된 스트레스가 무슨 문제이겠습니까? 늦은 밤 등불을 켜고 도량을 돌아 탑돌이 회향을 하는 아름다움이 여느 큰 사찰과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촛불의 잔잔함이 전기불의 화려함을 압도한다는 것을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누려야 할 여유는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희생해야하는 아픔이 따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수고로움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모두 이렇게 나누면서 행복해집니다. 당신이 부처님이십니다. 그렇게 행복하십시요. 저의 간절한 바램입니다. 2010년 5월 30일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