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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케키에 얽힌 기억
지금도 나는 아이스케키를 좋아한다. 졸음운전에 휴게소라도 보이면 꼭 <누가바>나 <아맛나><비비빅>을 하나씩 먹는 습관이 있다. 하나만 먹으면 무언가 부족한 느낌에 2개를 사서 먹으면 조금 넘치는 느낌, 그래도 먼저 <누가바> 먹고 <비비빅>을 먹으면 무지 행복한 느낌을 나만 아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비비빅>은 팥케키인데 금방 녹지를 않아 먼저 <누가바>나 <아맛나>를 먹고 다음 <비비빅>을 먹으면 적당히 먹기 좋은 순서인 것을 지켜본 사람은 여행길에 아이스케키 2개의 선물로 나를 행복하게 한다.
누군가 물었다. 스님은 어쩜 그리도 맛있게 아이스께끼를 드시는지 옆에서 보는 사람이 먹고 싶을 정도라고? 지금 생각하면 황량한 고교생활의 기억 속에 정윤희이었나, 그때 당시 가장 인기 좋았던 영화배우가 선전한 <아맛나>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돌아갈 수 없는 유치한 기억의 그리움을 달래주는 연관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윤희를 기억하고(미성년자 관람불가의 영화를 훔쳐본 기억) <아맛나>와 <누가바>가 그 흥분처럼 기웃거려지는 상점은 사라지지 않는 것들의 많은 아름다움 속의 하나이기 때문에 아이스케키에 행복해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더 오래 거슬러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았던 아이 적 동네형(초등학교5~6학년 정도)이 나를 꼬슬려 아이스케키 장사를 하는데 따라 다니면 몇 개를 팔면 한개씩 주겠다는 유혹에 아이스케키 공장에 가서 하청 받는 모습까지 본 기억이 뚜렷하다. 노랑 물이 든 아이스케키가 아이스박스 통에 담길 때 저것을 먹는구나, 몇 십개를 팔면 우리 몫이 몇 개이고 돈도 어떻게 계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그 때부터 몇 개를 얻어 먹을 수 있을까?의 행복한 고민.
오후 한나절을 사람이 모일만한 곳은 다 찾아 다녔는데 불행이도 하나도 못 팔고 아이스케키통을 가계에 반납하는 순간 속았구나, 저 형에게 속았구나
몇 개를 맛있게 먹자고 약속했던 그 말이 노란 땡볕처럼 어질했던 유아기의 추억은 아이스케키에 서린 한입니다.
그 한 때문에 이리도 아이스케키를 좋아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상술인지 왠만하면 여름에도 빙과류 50% 할인이라는
수퍼에서 맨마지막 손이 가는 것은 역시 아이스케키입니다.
아직도 나는 <아맛나>와 <누가바>가 제일 맛있고 조금 사치를 할 것 같으면
붕어빵 아이스크림? 아이스케키를 먹습니다.
너무 더워서 하늘이 노랗게 어질거렸던 유아기의 한을 씹으면서 행복해 합니다.
그리고 아이스케키 없는 고상한 집에서는 팥빙수를 우아하게 절대 남기지 않고 뒷골 땡겨하며 한그릇 비우는 올여름이었습니다.
저는 여름이, 아무리 더워도 여름이 좋습니다.
2010.9.5 선화당에서
*께끼(ケ-キ): cake 의 일본식 발음.아이스케이크 곧 얼음케익,얼음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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