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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이 이변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 것이 인생살이일까.
아님 그런 것이 삶이야! 라고 받아 들여야 하는 건지.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평범한 바램이 있다면 예외 없는 평범한 일상이 행복이라는 것을
믿고 싶다는 것.
공포이기보다는 불편할 정도의 육체적 고통.
혹 이것이 성가시어서 누구처럼 죽을 유혹을 느끼지는 않을텐데
어느 순간 고통이 깊어져서 벗어 나고 싶어 지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감정. 각자가 가진 다른 조건들이 존재의 의미에서는 더욱 큰 차이.
어떤 각도에서 삶을 조명해봐야할지. 기성의 잣대와 세뇌된 종교적 구원의 허상을 안다면 누군가의 선택이 시비에서 구속될 수는 없을 것 같은 생각,편견일까?
시간이 다르다.
어제와 다르고 지금까지의 세월과 다르다.
기도하는 마음이 다르고 경전을 보는 의미가 달라졌다.
존재해야할 이유가 다르고 남은 시간의 의미가 달라졌다.
이제는 미워해야할 사람도 없어졌고
꼭이나 이루어야할 욕심마져 별 것이 아닌 것 같다.
밤사이 기온이 무척 떨어진 것 같다.
이별은 언제나 가슴 아프지만 진실은 더욱 슬픈 법.
아낌 없이 사랑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이제는 알 것 같다.
나이 들어 그 사랑을 느낀 시간은 언제나 뒤늦은 시간.
왜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 아니 그런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수혜자의 혜택인가?
이제는 받아야할 시간이 지나가는 것 같다.
과분했던 삶들의 잔영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할 것이며
남은 시간들을 고뇌하게 만들어도 진솔하게 받아 들여야겠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기꺼이 나누면서 살아야겠다.
겨울이 오면 추위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쓸쓸한 내 마음을 벌판에 던져야겠다.
어느 봄날 내 가슴의 기억들이 따뜻해지면
봄인가 행복하면 좋겠다.
이제 가을인데 마음은 겨울로 들어서고
환한 모습만 자꾸 생각난다.
고통없는 세상에서 안락하길
기도합니다.
꽃이 진다고 너를 잊은 적 없다.
2010년 10월 16일 새벽 선화당에서 성민 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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