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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모습이 새삼스럽게
종일 책상에 앉아 바라본다.
벌써 몇일째 비는 쏟아지고
걸상이 있는 책상은 하늘과 땅을 번갈아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을 제공하여
정말 새삼스럽게
빈틈없이 뿌리는 비 모습에 몰입되어 바라보는
비 그치지 않는 하늘.
산물이 건수가 되어
선화당에도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고
개울물 흘러 가는 소리 또한 우렁찬,
사방이 물 천국이 되어 버린 6월 마지막 날
성미어린이집 아이들은 백락사에 1박2일로
휴가를 왔고 정확하게 아이들이 도착한 시간에
비는 그쳤다.
마음껏 뛰어 놀게 하고 싶다는 선생님의 바램처럼
물이 흐르는 곳도 놀이터이고
진흙탕도 놀이터가 되어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웃음이
어둠이 내릴무렵에야 잠잠해졌는데
오늘 비 그치게 해달고 기도한 작은 마음들이 고맙고
이임인사차 들린 화랑성당 군종신부 정태화님의 이콘성화가
고맙다.
“이름으로 차별하지 않는 마음이 참 종교인의 마음이겠지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부처님의 이름으로 구별하지 않고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나누고 편하게 들리시겠다는 신부님의
인사가 오늘 오후에 비친 햇살처럼 찬란합니다.
늦은 시간 전화를 잘못 눌러 통화가 된 최목사님의 안부,
우리가 꿈꾸는 평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곁에 있는 것이 아닌지, 이콘의 예수님 얼굴에서
상기해봅니다.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고
마당에 촛불을 밝혀 오랜만에 맞이하는 비오지 않는 여름밤의
침묵이 고요하고 평화스럽습니다.
당신에게 평화를! (peace in you mind !)
2011.6.30 선화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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