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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한여름의 아름다움이 무언가 생각을 해 봅니다.
능소화 핀 담장 안의 호기심, 원추리를 좋아 하는 검은 나비들의 군무,
물안개 피어나는 호우 뒤의 개울물, 아침이면 피어나는 꽃들의 소리,
옥수수 수염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이름들이 궁금한 예쁜 잡초,
땀흘려 수확되는 감자밭의 풍경, 매일 아침 수확되는 가지들의 생장,
바람에 일렁이는 벼들의 물결, 3년만에 꽃을 피운 자귀꽃의 환희로움, 가을 꽃을 분양하는 이웃의 마음...
이제 여름인가 돌아보면 코스코스는 피어 있고
귀뚜라미는 그늘에서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벼메뚜기도 정원에서 유희하고
배짱이는 이제 살이 찌기 시작하는 마당 밝은 시간,
여름은 가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 함께 굴러가는 시간인 것처럼
씨앗이 익어 수확되는 행복 또한 계절처럼 함께임을 알수 있습니다.
항상 여름에 이루어지는 백락사 일락전의 계절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비 오는 것을 당연시해야 하며 땀 흘리는 강도가 만만치 않지만 작업 후의 개운함은 또 다른 즐거움이고 무성한 주변의 녹음들은 알게, 모르게 생기를 불어 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짧은 전시기간이지만 준비하는 과정에 수고로움이 없을 수 없고 작가분들에게는 최선의 대우를 못하는 점이 항상 마음에 걸리지만 여름은 그 모든 것을 보상할듯이 싱그럽고 인생의 가장 화려한 부분처럼 의욕을 불어 넣는 것은 저만의 기대일까요?
또한 자연스러움이란 것이 태고의 그대로가 아니라
삶의 변화 속에 함께 하는 모습이라면 주어진 환경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며 세월이 흘러 남겨진 작품이 있다면 그것으로도 고마운 일이고 기억으로 남은 흔적으로도 행복한 작업이 작가분들의 소명이라 생각하니 백락사 일락전의 의미가 새롭습니다.
다시 인연이 되어 작품을 출품하시는 작가분들의 예전 이력이
저에게는 공부하는 자세를 만들어 주었고 어디선가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모습에 항상 건강하길 바라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처음 참여하시는 작가분들의 작품에 기대를 하는 것은 많은 사색과 고뇌 속에 탄생하는 것임을 알기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도 일락전의 작은 의미입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인연, 사람과 자연과의 소통 그리고 행복함이 무언가를 되돌아보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펼쳐진 세상을
사랑하고 싶어집니다.
이 땅 위에 펼쳐지는 불가사의한 모순들에 작은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우리 존재들의 유가치가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지 되돌아보려고합니다.
아름다움이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느끼는 시선과 마음으로 주어진 주변을 받아드리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마음을 나누면 어떨까요? 아니면 이야기만 들려주어도 괜찮습니다.
세상을 소통하는 방법이 수없이 많겠지만 주어진 인연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보고 느끼고 행복하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벌써 6회의 전시회가 많은 생각들을 하게하며
흘러간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이 순간 가장 아름답고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일락전을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의 축복이 되기를 다시 한번 기도하면서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모두 행복하십시오.
2011.8. 선화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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