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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인가 했는데 먼산에는 눈이 쌓였다.
이맘때 산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연초록 물이 오르는 새순들은 그 어느 빛깔보다 경이롭고
진달래도 개나리도 가장 아름다운 그길로
이별을 하는 인연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봄을 기억해야하는 날.
아잔타 석굴의 침묵 사이 봄이 오는 햇살 또한
너무 강렬해서 돌이 되고 싶었던 부처님의 땅, 성지는
눈물과 감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돌아 보게 했다.
모두 어디로 갔는가? 영화와 번성으로 가득했던 역사의
기록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사라질 것이며
교만한 이웃들의 약속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지구 반대쪽 시리아의 3살 아이가 남긴 유언
“I'm gonna tell God everything
(나는 신을 만나서 모든 것을 이야기 할 거야)"
이 지독한 모순, 종교의 광기가 신의 뜻으로도 치유 할 수 없는
지구라는 별에서 나는 漁떤 중독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신의 선택으로 이렇게 당당한 이웃들이 많아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절망한다.
세상의 모순과 슬픔을 치유할 수 없는 내 기도가 슬퍼도
나는 나의 길이 얼마나 고마운지, 감사하며 이 길을 걸어가야겠다.
산을 쪼아 굴을 만들고 불상을 새겼던 착한 마음들이
2500년 후 이곳 홍천 백락사에 이어진 운명, 나는 봄꽃 속에서
이별과 새로운 만남을 이어간다.
부처님! 세상에서 만나 꽃이 모두 부처였습니다.
어제는 몰랐던 사실을 오늘 알게 되는 꽃피는 이 아침
부처님 오신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별 것 아닌 내 자신이 고맙습니다.
2014. 4 .6 선화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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