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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cket list
서울 양재동 꽃도매시장을 간 날은 추석 연휴 전전날.결혼식 날짜는 잡혔고
준비하는 시간은 짧았다.그것도 추석연휴가 끼어서 모든 가계는 황금연휴를 기다리고 있었다.처음 간 곳이라 분주하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들이 준비해야할 식장의 분위기를 누구와 상의하고 주문을 해야할지 막연했었지만 인연따라 수반을 가장 예쁘게 만든다는 가계를 만나 백락사 분위기를 설명하니 조언과 전날 배달로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
다음 날은 묘주 보살님이 이혜진 교수님과 식장의 단상과 테이블보 리번등의 준비물을 서울 평화시장등에서 종일 걸려 주문을 마치고 들러리 화동의 한복까지 구입했다.명절 전전날
파김치가 되도록 수고한 연락을 받고는 미안하기만 하다.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다.백락사의 분위기만으로 편안하게 예식을 올리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었다.그러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혼식하는 당사자의 의미부여를 생각하면 최소한 이것들은 준비해야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 때문에 소품들이 자꾸 늘어 났다.
그리고 날씨는 어떨까. 일기예보를 체크하면서 추석이후 결혼식날짜까지 내내 날씨가 좋다고 한다. 참 고마운 일이다. 방송 음향은 2주전에 예약되었고 식사는 춘천에 있는 훼미리 뷔페에 5일전에 예약을 마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무대준비들은 추석날에도 계속 이어졌는데 추석 다음날 시내에 있는 동진공구 상회 주인부부가 처음나들이를 와서 고장난 엔진톱을 고쳐 주고 갔다. 알수 없는 일이다. 연휴 끝나고 수리를 맡기면 내가 준비해야 할 일정이 너무 빡빡할 것 같아 내심 많은 걱정을 했는데 부처님이 도우시나 보다. 서울에 있는 동진인쇄에서는 사진현상을 프린트로 하는 것을 스크린 롤로 제작하여 전날 버스편으로 배송해주기로 했다. 피로연의 분위기를 예쁘게 꾸밀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그리고 그 사진은 결혼식 후 신혼방에 커텐으로 쓸 수 있다고 하니 일석이조인가.
신랑,신부대기실은 성산 박현수 회장님 벤치를 두 개 빌리기로 했다.생각 같아서는 회장님의 예술품 분재들을 빌려 와서 주변을 꾸밀까,생각이 미친다.
오늘 오후에는 시인 황만희 선생님이 와서 이젤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을 듣고는 당신이 결혼식 전날 준비해 온다고 한다. 당신의 시비를 완성한 것도 일주일 전이었는데
결혼식을 위한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고마움이다.
백락사 가족 같은 강원대학교 교수 성악가 심기복 선생님의 축가는 강원환경 설치미tnf초대작가전의 오프님 음악회때 부탁을 드렸었다.
모든 준비가 완벽한가. 이것이 내 인생의 bucket list 중 하나였지.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 때문에 내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더불어 사는 것이고, 나누며 사는 것이다.
결혼을 하는 신랑 신부의 삶이 변함 없는 축복이어야하는 이유, 우리 함께 하기 때문이다.
모두 고맙다.
2014.9.9. 선화당에서 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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