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목탁소리 > 성민스님 글
제목 겨울 아궁이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636
아직은 견딜만한 겨울입니다.
어떤 오기 같은 감정이 무뎌진다면
삶의 나이가 의미가 없을까요?
나이들어 눈물이 많아졌다는 농부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사람의 흔적을 피하고 싶은 이 마음도
나의 모습이겠지만
그냥 삶을 버티고 있다는 표현도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계절입니다.

그 눈물 많은 농부는
세상의 한 부분에 
격노한 표정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저것도 살아 있다는 열정이겠거니 오히려
안도하는 내 마음이
또 다른 나의 모습일까?
모두 네 탓만 존재하는 주변이
안타깝습니다.

내가 바라는 마음처럼
상대에게 베풀 수 있다면
세상살이 이렇게 힘들지 않을 것이란
마음씀을 헤아려보면서
왜?라는 의문들을 모두 놓기로 
마음먹어 봅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처럼
나는 흘러가고 싶습니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 정도는 하는 것이 도리이겠지, 하는 마음도
놓겠습니다.
춤추는 무舞를 돌에 새긴 것처럼
남은 인생, 춤추며 바람처럼
살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연기 피어 나는 굴뚝을 
바라보면서 겨울이 따뜻해집니다.
사람이 살고 있구나
저곳에 누군가 살고 있구나.
장작을 패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가마솥에 물이 끓는 저곳에는
누군가의 사랑으로 아랫목이 익어가겠지,

나도 오늘 아침에는 
아궁이에 불을 넣어야겠다.

12월 7일 선화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