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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날 저녁 초대를 받았습니다.
팥밥에 두부찌개. 푸짐한 나물무침을 맛있게 먹고
귀밝기 술도 한잔하고(원미 막국수 집인데 동동주가 엄청 맛있습니다)
보살님은 강룡사를 다니지만
처사님은 백락사에 열심히 나오겠다는 깜작 제의에
괜히 기분도 좋아져서 저녁 시간이 자꾸만 늘어 나는데
주인내외의 손주들이 할아버니 달 뜬다고 빨리 나오세요
재촉이 심해 백락사 식구들도
보름달 맞이 집안행사에 동참을 했습니다.
정월전에 할아버지 달맞이 횃대(?)를 손주 수대로 만들고
정월 보름날만은 아들 딸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도 하고 달님에게 소원도 비는 행사를 해마다
가졌는데 올해는 백락사 식구까지 동참을 해서
반야심경도 함께 올리고
불집을 만들어 은빛 눈밭위에 불꽃놀이가 행복으로
아름다운 연출이 되었습니다.
달은 휘영청하고 눈빛은 은은한데
가족이 모두 모여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사는 것이 이런 것이고 행복이 이런 것이고
그래서 정월 대보름날 저는 행복했습니다.
행복해서 저도 달님에게 작은 소원하나 빌었습니다.
백락사에 노인들을 보일 수 있는,
우리 불자님 봉사하고 노인들께서 편히 쉴 수 있는
그런 도량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꿈을 많이 잃어 버리고 살았는데
보름날 저는 꿈을 찾았습니다.
이루어지지 않아도 이 꿈이 있는 동안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 날 저녁 세배돈 엄청 나갔습니다.
너무 행복해서 제 지갑은 터 비어버렸습니다.
2006년 정월 대보름날 다음날에 선화다에서 성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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