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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병신년(丙申年) 지랄을 떨든 말든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666
추운 날씨다.
아궁이에 불 때는 일이 아니면 30분을 견디기 힘든 영하의 날씨에 바깥 풍경은 오히려 차분하다.
차가운 온도의 무거운 풍경이 사물에 베어 들었는지 겨울 삭막한 분위기의 인적 끊어진 공간에 바람은 매섭다.
그러나 때 되면 움직여야 하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궁구하는 것이 인생 아닌가. 그래도 작년 말부터 올해 계속 날라 오는 지자치장의 공문은 두렵다.
민원의 해결이 모두 돈과 직결된다. 벌금, 벌금 그리고 설계 용역, 강제 이행금. 마지막인가? 법원의 벌금 고지 그리고 재산세, 취득세, 등기소의 전신환으로 끝나는 것인가.
분기별 재산세 인상과 건강보험료 인상등 나라는 존재는 돈과의 싸움으로 전락한 물건이라는 느낌이다.
어떤 공간의 신성스러움은 사라지고 당신은 이런 가치의 물건을 획득한 지주로써 소중한 납세의 의무를 고지 받는 기분, 절대 행복하지 않다.

새벽 아침의 예불은 이런 현실의 존재가 아닌 삶의 경건성으로 전환된 나라는 존재가 세상을 향해 작은 촛불이 되고 싶다는 기도를 바치는 시간이다. 새벽명상의 회향은 마음의 고요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귀결되고 소유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모순의 이 공간에서 나는 언제까지 머물러야하며 이런 꼬리표들을 모두 놓고 자유스러울 수 있는 몸뚱이는 될 수 있을까? 죽어서 까지 세금고지서를 달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얼어붙은 육신의 뒤뚱거림만큼 마음도 불편하게 법당을 나서는 아침을 단죄하고 싶다.

밀렸던 빚이었을까? 민원을 넣은 사람도, 폭탄의 고지서도 내가 갚아야 할 몫은 아닐까? 세상의 고민을 나도 겪으면서 성숙해지는 것인가. 멀리서 이런 마음을 아는 도반의 걱정스러운 문자를 받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해가 바뀌고 겨울 추위 역시 기승을 부리지만 지나가리, 이 모든 것은 지나가리.

우보익생만허공 (雨寶益生滿虛空) 보배 비가 허공에 꽈 차있는데
중생수기득이익 (衆生受器得利益) 중생은 자기 그릇대로 이익을 받는다.

추워서 오히려 따듯함이 고마운 줄 알고, 힘들어서 타인의 고통을 알 것 같다. 이 땅 위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인연이 된 모든 분들의 이익이 되기를,
자기 그릇만큼이겠지만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는 공간이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부디 지나고 나면 인생이란 감내할 만큼 주어진 시련이라는 것을 유쾌하게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병신년(丙申年) 지랄을 떨든 말든.

2016.1.22.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