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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찬에 누울 곳만 있으면 내 부러울 것이 없다고
옛사람들은 이야기 했지만 시골에 늘어 나는 빈집을 바라보면
집만 있다고 행복해지는 세상은 아닌것 같습니다.
옛집에 아쉬운대로 수리를 하고 살다 보면
겨울 바람은 문틈 사이를 제집마냥 드나들고
하수구는 수시로 얼어 붙어 물을 마음대로 버릴 수가 있나.,
마음 편할 것 같은 시골 생활도 겨울 한철은
마음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닌
양덕원에 낙향을 하신 노보살님은
그래도 옹기 종기 이웃한 노인 이웃 때문에 행복하다고 합니다.
자식 뒷바라지에 세월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이만 저만 살게 되었다고 서울에, 분당에 아들집 오고 가면서 살았는데
어느 날 큰 아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작은 아들도 변두리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사태는
국가적인 비상시국이었던 IMF를 겪고 난 뒤 였답니다.
70 학번인 노보살님이 지내온 세월을 돌아보면
이 정도 사건이야 별 일도 아니고 금방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생각하고 일상의 생활속에 도심 사찰에서 열심히 기도하고,
돌아 가실 때를 생각해서 지장회도 들어 놓고,인연 닿은 절에
열심히 다니는 것이 낙이었다고 합니다.
미국에 있는 아드님이 어머님 모시고 살겠다고
미국에 건너 간 것 까지는 좋았는데
미국 땅이라는 곳이 교민 사회를 이어주는 가교 역활을 하는 곳이
교회이다 보니 종교를 믿지 않았던 분들도 대부분 교회를 나갈 수 밖에 없는데
며느리가 미국 땅에 건너가자마자 열심히 교회를 다녔나 봅니다.
아들은 어머니 공들여 자신을 낳고 키운 것을 알기에
교회에 다닌다는 내색을 하지는 않는데 이국 땅에서
며느리 눈치 안보고 살 수도 없어 동참하는 정도의 교회 출석을 하고 있었답니다.
어느날 어머님도 교회에 가자고 권유하는 며느리의 청에
교회에 가서 마음속으로 부처님 찾으면 되겠지 싶어 가족 화목하라고,
그렇게라도 밖에 나가지 않으면 미국 생활이 너무 지옥 같아서(아들,며느리
직장에 나가면 영어도 못하지 누가 모시고 나가지 않으면 나갈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주일 중 유일하게 가족이 외출하는 날이 일요일입니다.)교회를 나갔는데
정서도 맞지 않고 머리가 너무 아파서 집에 돌아와서 며느리에게 통사정을 했다고 합니다.
내 평생을 부처님 모시고 살았는데 지금 이 나이에 교회에 간다고 내가 마음이 편하겠느냐.
봐라.왼쪽 팔뚝의 이 흔적들은 부처님께 보살계를 받고 내가 불자로 살겠다고 약속한 흔적이다.
너희들 마음 편하라고 교회에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만 내 마음이 불편하고 교회를 가니
내 머리가 너무 아프다. 내가 너에게 절에 가자고 강요 안할테니 너도 나에게 교회 가자고
강요 안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한국 절이 있다고 하니 일요일
조금 일찍 나서서 먼저 나를 절에 내려다 주고 너희들 교회에 가면 안되겠느냐? 그리고 교회 예배 마치면
볼 일 다 보고 절에 들려서 같이 집에 돌아 오면 좋겠다 부탁을 하니 아들이 흔쾌히 그러겠다고 해서
그 다음 주 부터는 절에 들려서 교회가는 독특한 일요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머님, 절에도 헌금(보시)을 해야 절이 운영되지 않습니까? 아들이 몰래 용돈 주고 며느리도 공식적으로
돈을 주지만 한국 절 같은 포근함이 돈으로 메꾸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고향에 우리 집은 아니지만
비어 있는 집이 있다고 하니 돌아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종교적 갈등도 한부분 차지 하고 미국 생활 자체도 한부분 차지해서 미련 없이 한국으로 둘아와 빈집을 수리하고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먼 미국에서 백락사가 홍천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 오셔셔 밤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 놓으시는데
내 믿음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종교가 큰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과 개종을 너무 싶게 하는 풍토 속에
강요하지 않아야 할 선(線)과 우리 믿음에 대한 확신을 어떻게 이해 시켜야할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적극적 포교까지는 아니라도 순수한 믿음에 흔들림이 오지 않도록 나라도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절박함.이 시대에 개개인의 갈등은 너무도 많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를 능력도 없지만 한사람에 대한 관심과
가슴 나눔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임을 알았습니다.
가끔은 전화도 올리고 찾아 뵙기도 하면서
남은 시간의 선택이 행복할 수 있도록 부처님께 기도 드려야겠습니다.
믿음은 도의 근원이요.
공덕의 어머니입니다.
2006년 2월 백락사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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