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화(?)

북방 요양원에 계시는 분인데 함께 오는 분에게

근황을 물었드니 요즘은 요양원에 오지를 못할 정도로 항암치료에
힘든 모양이라고 추측하시며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는다고 한다.
암 환자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상당히 힘든 상황 인 것을 알기에
마지막 치료 방법으로 임상실험의 치료를 받는 과정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고 부연하신다.

여린 얼굴의 초취한 모습이 떠 올라 마음이 무겁다.
백락사 절밥이 맛있다고 일주일에 한번 점심 공양을 하러 오시는
환자들의 일행이었는데 어느 순간 보이지를 않고
해가 바뀌어 궁금을 풀어 놓았드니 삶에 대한 강한 의지의 소유자이고
임상 실험의 조건까지 맞아 선택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좋은 소식을 기다려도 될지 마음이 무겁다.

나도 얼마 전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치료전 상황 설명이 가볍지 않았다. 혹 용종이 발견 되면 검사 중 제거 할 것이며 기타 의심 되는 부분이 있다면 검사 후 바로 입원을 해야 하고 수술을 할 수도 있다는 주의 사항. 이 몸 속의 상황이 어떤지 그때까지 무신경 했는데 순간 주눅이 들기도 하고 오후의 약속이 걱정이 되기도 했다.다행이 너무 깨끗해서 3년 뒤에나 정기 검사하면 될 것 같다는 의사 선생님의 설명이 열흘 후 있었지만 헬리코 박터균이 있는 위내시경 검사 및 균 제거를 위해 투약 처방을 받고 이 몸의 여러 구조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져야하는지 새삼 마음이 복잡하다.

건강하다고 생각 했을 때에는 의학적 기사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헬리코 박터의 심각한 작용들이 연속적으로 눈에 들어오고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내 몸의 상황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 처방전대로 약을 잘 먹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싱겁게 웃었다.

며칠 후 검사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나의 존재가

어느 순간 여러 사람과의 관계임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나만 아프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의 고통을 줄 수 있는 투병을 생각하면 혼자 사는 나에게 있어 건강한 것은 여러모로 합리적일 것 같다는 생각.

여리고 맑아 보였던 옥화보살은 이제 50.

부작용을 조금 겪어서도 부디 쾌유가 된 결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아침 부처님 전에서 많은 기도를 바쳤다.

                                         2017.2.11. 대보름 날 아침 선화당에서

추신:3월 어느날 돌아가셨다고 이야기를 들었다.말 한마디 따듯하게 나누어 본적도 없는데

마음이 왜이리 아련한지 모르겠다. 작년 겨울이 올때 선물 받았던 회색 털모자가  아직도 내방에는 있다.

봄이 왔는데 마음 한구석 시린 감정이 털모자를 치우지 못하게 한다.부디 극락왕생 하시길 기도 한다.

아니 천국에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시길(기독교 신자 였다고 한다) 기도한다.성민 삼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