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전지를 하는 나무들의 속살은 물이 오르고

힘겨운 투병을 하는 지인은 백락사 4월 목련이 보고 싶다고

나무 값을 보내겠다고 한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3월이 되면서 하루 하루 날짜를 세고 있다.

오늘은 기온이 영상18도 까지 올라간다는데

2월 초순에 얼은 집안의 상수도는 언제 제 역할을 할까?

아직도 응달에 쌓인 눈은 녹지 않았고

작년 농사에 불충실한 흔적의 지주대들이 해동하지 않고

박혀있는 밭에는 마음만 바쁘게 하는 풍경이 있다.

다음 주에는 물이 나올까?

선화당의 변기와 싱크대에는 청소를 하지 못한 더러움이

매일 나를 올려다보고 있고

공양간에는 오래동안 밥하지 않은 흔적이 썰렁하게 쌓여있다.

적지 않은 불편이 언제쯤 풀릴까? 헤아려봄이 3월의 일과이다.

어느 순간 물이 나오고 언제 그랬냐 싶게 불편함을 잊을 때가 오는 날

나는 다른 걱정과 불편을 생각하면서 8월의 행사에 고민하고 있을

나의 모습이 보인다.

삶이란 여정에 나란 존재는 항상 흔들리고 항상 번뇌하면서

일상의 고통을 헤쳐나온 기록이라는 것이 새삼스럽다.

투병의 고통 때문이었을까? 힘들고 슬펐던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날이 오면

목련은 봄의 기억이 아닌 나만의 기억이 될 것이고

신약에 의존해야만 하는 저 고통을 나는 어떻게 헤아려 볼까?

봄은 이런 저런 아픔으로 매일 매일을 기억하게 한다.

오늘은 벌써 3월 13일. 내일은 white day,

사탕을 주는 날인가 받는 날인가?

우리가 기다리는 목련의 화사함으로 이 지루한 기억들이 별 것 아니었어,

하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4월 얼마 남지 않았어.

2018.3.13.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