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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로변에는
산수유 만발하고 청매 홍매 화사한 풍경이
완연한 봄임을 느꼈습니다.
목련꽃도 활짝 폈구요.
아직 찬바람이 남아 있는 거리는
타지의 낯설음 때문일수도 있지만
겨울 끝자락의 봄이기에
더 아름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늦게까지 도심의 복잡함을 구경했습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장엄연꽃을 실어 오면서
아름다운 것은 살아 있는 꽃도
장엄의 꽃도 아니고 따뜻한 마음이 눈에 보일 때는 아닌지?
시내 포교당에서 만난 어느 스님의 생글 거리는 미소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계실 때도 상대와 대화를 나눌 때도
환하게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모습이
다른 많은 장점의 스님들보다 부러운 것은
가끔 내 말의 차가움과 냉소에 놀란 신도님의
안타까운 지적을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음과
놓여진 일들의 버거움 때문에 주어진 심리적 고통은 아니었을까 진단하면서
늦은 시간 저속(리베로에 실려진 대형 연꽃이 80키로 이상 달리면 망가짐)으로
연꽃을 옮겨온 그 마음처럼,
그리고 자목련 자작나무 백락사 뜨락에
식재하시는 인연의 매듭이
달뜨는 밤이면 누군가의 고마움이 되고
감사함이 되는 이 아름다운 세상을
내 어찌 얼굴을 찡그리며 살까? 받아 들여야 할
많은 것들의 그대로가 작은 미소가
될 수 있는데...
봄꽃이 대구에만 피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일 많은 나무를 심으면서
올 봄에 행여 내가 할 일을 못한다 해도
스스로 탓하지 않겠습니다.
이 봄에 나무 한그루 심었으면 나는 욕심 부릴 일 없노라고
웃으며 큰 소리 치겠습니다.
봄꽃이
4월 백락사에 만개할 때
그대도 봄꽃을 보았다고 연락 주실수 있나요?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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