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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양이 이름 미숙 11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23-01-14
조회수 41

고양이 이름 미숙 11



동지 지나 조금씩 길어 지는 해그림자가 한겨울의 바람 속에서도 따듯한 느낌. 유달리 추위에 약한 고양이들의 겨울나기는 한지붕 밑의 가족처럼 고양이집에 8마리가 겨울밤을 지새우는 단칸방.

그래도 미숙은 안면을 내세우며 방문만 열면 우선 들어가고 보자는 심보로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기위해 아무 방이나 들어간다. 금방 쫒겨나지만 짧은 온기가 아쉬운 겨울밤의 사무친 한기가 달래지려나 나의 먹이주기가 여러번 나누어진다.

 

겨울 공사를 했던 대목장은 나의 하소연에 밤을 세우면서 설계를 하고 스케치를 했다.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의 공사에 한옥의 취약점을 보강하고자 2중 단열을 했고 나무와 나무의 결구에도 보온재를 넣었다. 나의 바람을 내 일처럼 마무리한 나의 거처 선화당은 겨울이 오니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보일러 온도를 높이지 않아도 실내온도가 잘 유지되니 난방비 걱정이 덜고 눈오는 풍경을 여유롭게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가 대목장의 공인 것을 나는 안다. 그 대목장이 마음의 상처를 입고 겨울 한달 백락사에 머물고 있다. 그 좋은 솜씨를 놓고 무위의 마음씀을 나무도 하고 아궁이에 불을 넣고 장작도 팬다.

어느 누군가가 감사하며 존경하는 마음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시리고 추운 겨울날 미숙이에게 번갈아 먹이 주는 모습으로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 대목장이 미숙이와 보내는 시간도 벌써 두해째다.

 

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다시 가져보는 행복한 계묘년. 미숙이의 겨울나기가 양지쪽을 오가는 분주한 발걸음에 봄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대목장과 미숙이를 위해서도 따듯한 봄이 기다려진다.


2023.1 선화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