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목탁소리 > 성민스님 글
제목 2017년3년 3월 13일자 글쓰기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23-01-15
조회수 49

좋은 향기는

사람의 마음에 있습니다.

꽃소식이 지척이라도

마음이 가지 않으면

눈이 가지 않고

몸도 가지 않고

향기 없는 봄을 맞이 하곤하는 이 시절.

 

문득 잊고 있다가 바라보는

봄풍경이 눈물겨워 자신을 돌아 보는 시간이

해마다 겪는 의례.

이 봄도 꽃으로 각인된 그리움들이

마음속으로 펼쳐집니다.

 

무더기진 진달래 풍경이

그 어떤 아픔보다 큰 이별로 기억되는

삼월의 추억이었기에

진달래는 이별이고 막막함이 되었습니다.

봄햇살에 아른거리는 진달래 연한 풍경은

청춘의 배신이었고

알 수 없었던 가슴앓이는 무엇이었던지?

살아 가면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을 아픔들만

이리도 뚜렷하고 사랑은 흔적도 없는지?

진달래는

흔해서 더 애달픕니다.

 

다실에

군자란이 꽃대를 내밀었습니다.

언제 피었지?

신기해하다가

붉은 꽃잎이 되기까지

하얀속살을 간직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워 꽃과 같은 이웃들이 생각납니다.

 

새까만 세상살이에

하얗게 질려가는 연약한 심성들이

떠올라 가슴 아프고

적당히 변명하는 자신의 처신이 부끄러워

뒤바뀐 속살처럼

꽃보기가 부끄러운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슬픔이 먼저 떠오르지만

진달래는 이 땅을 얼마나 위로하는지,

그리고 위로 받는지,

세상의 모든 그리운 대상들이

진달로로 피어 나는 것은 아닐까

망상을 할 수 있는 고마움.

 

이 봄에 진달래처럼

그대의 소식이 고맙습니다.

 

연분홍 향기가

그대의 마음에 날립니다.

나이 들어

향기에 더 민감해지는 것은

색(色)도 마음으로 읽기 때문인가 봅니다

 終日尋春不見春(종일심춘불견춘) 종일토록 봄 찾아도 봄을 보지 못해,

 芒鞋踏破嶺頭雲(망혜답파영두운) 고갯마루 구름 속을 짚신 신고 헤매다,

 歸來笑撚梅花嗅(귀래소연매화후) 돌아와서 웃으며 매화 향기 따라가니,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가지 끝에 이미 봄이 가득 다가와 있구나

 

봄이 오는가 봅니다.

진달래가 보고 싶습니다.

 

                 3월 13일 선화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