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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양이 이름 미숙 12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23-08-14
조회수 54

봄이 되면 집 나간 미숙이는 항상 돌아 왔다.

혹시나 하는 걱정을 환하게 비켜나간 예상이 올해는 틀렸다.

미숙이는 돌아 오지 않고 어쩌다 무심한 다른 고양이를 바라볼 때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미숙이가 떠올라 기억은 아련한 그리움으로

바뀌어 몸짓과 행동이 생생히 복기 된다.

그러나 시간은 항상 무심한 법. 조금씩 잊혀지는 미숙이의 흔적이 가물해진다.

 

봄날에 성지순례를 떠났다.

몇 년 만에 나서는 해외 나들이인지라 모두 설레고

처음으로 나와 함께 여행을 함께한 분도 많아 2개조로 반을 나누고

열도 맞추고 일일이 호명을 하여 서로 마주 보게 하여 인사를 한다.

하루만 지나면 서로를 알게 되고 어색함이 사라지게 되는데

성격 좋은 미숙씨는 언니와 함께 왔는데 역시 언니도 성격이 좋아

함께 기도 할 때도, 공양을 할 때도, 행사를 진행 할 때도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주어 여행을 마치고 돌아 왔을 때에도

고마움이 떠 올랐다.

 

0미숙 보살님, 0인숙 보살님 ...

여러 대중을 호칭 할때는 각자의 이름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순례 일정이 마칠 즈음 미숙보살님이 갑자기 사랑하는 나의 미숙이로

생각이 겹쳐지고 백락사 고양이 미숙이의 행방이 새삼 이국 땅에서도

궁금해졌던 여행.

 

삶의 연관성이 이어지는 우리들의 일상이

착하고 선하게 살다보면 세상살이도, 만나는 인연도

기쁘고 즐겁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미숙씨의 행복을 기도한다.

내 가슴 속에 살아 있는 미숙이는 불멸로 나와 함께 할 것이고

우리들의 미숙이로 기억될 고양이는

생이(生以)

사야(死也)로 백락사를 이어 갈 것이다.

 

고양이 하나의 인연이 이렇게 지중한데

하물며 사람의 일이야 말해서 무엇하리

당신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2023.5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