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락사 :::

제목	그 시절 인연이 이 시절 인연이 되어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772
살아 있다는 확인도 아닌데 오래전의 인연이 전화를 했습니다. 목소리를 들으니 금방 기억나는 얼굴,이름은 가물거리지만 젊은 날 어린이포교한다고 부산 동래 어느 태권도 체육관을 빌려서 함께 했던 대학생들이 이제는 같이 늙어 가는 목소리지만 그 소리에 베어 있는 반가움 때문에 짧은 순간 갓 출가한 그 시절의 그리움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시절부터 포교에 대한 인연이 있었나 싶게 그리운 그 시절의 많은 인연들이 짧은 통화속에 누구는 출가(머리 깍았다는 이야기)를 했고, 누구는 암으로 돌아가셨고, 누구는 아이 낳고 잘살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똑 같이 존재하는 그 이야기 같아도 또 다른 세상 이야기로 반갑고 슬프고 그리웠습니다. 그때는 공부도 덜 됐고 모든 것이 부족했지만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즐거움에 아이들과 신나게 어울렸던 것 같은데 오늘, 많은 아이들이 백락사 뜨락을 뛰어 놀다가 돌아가고 내촌 초등학교 미술 선생님은 어렵게 아이들에게 절하는 법을 가르쳐 주면 안되겠냐고 부탁을 하시는데 기실 내 마음의 바램이었지만 종교적 편견이 될까 내색을 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지요. 편안하고 즐겁게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도 해주고 절하는 법도 가르쳐 주면서 작은 희망의 싹이 키워졌습니다. 유치,유아원의 어린이들이 함께 손 흔들었던 것만으로도 거대한 종교적 벽들이 제거 될거란 믿음이 환상이 아닐거란 확신이 저를 행복하게 했으며 사찰이 아이들의 공간이 될 수 있다라는 가능성 때문에 그 시절 인연의 목소리가 새삼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절 인연이 이 시절 인연이 되어 또 어떤 그리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기억하고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은 편린의 내 삶이 한부분 행복해졌습니다. 그리고 희망의 싹이 오월의 인연으로 모두 함께 엮어져 있다는 이 시절이 축복이라는 것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백락사에 가득했던 아이들의 미소가 유난히 행복했던 일락전이 이락이 되고 삼락이 되어 내일은 할아버지 할머님을 모시는 경로잔치가 준비되었습니다. 그때 그렇게 만났던, 그리고 이렇게 만나야 할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모두 보살입니다. 2006년 5월 17일 늦은 밤에 선화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