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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잠깐 햇살이 비추기에
오늘 일기예보는 틀렸나 했는데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창고터의 빈땅에 무엇을 심나 고민하다가
이곳 저곳에서 자라고 있는 돌깨(들깨)를 옮겨서
심었습니다.
씨는 못받지만 잎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때되면 때에 맞추어 움직이는 시골 생활에서
좋은 날 맞추어 무엇을 한다는 것은 농사를 짓지 않겠다는 말과 같아
비도 맞고,땀도 흘리고,어둠 속에서도 이어진 일들이
힘은 들지만 행복하기도 한것은 정직한 결과가
씨뿌린대로 있기 때문입니다.
와불부처님 주위의 풀들을 하나 하나 손으로 뽑으면서
제초제는 치지 말아야지 하는 이 약속이 지켜지기를 부처님께 빌었습니다.
장마에 물먹은 풀들이 힘들이지 않게 뽑아져 힘도 들지 않고
사랑이(백락사 고양이) 얼레고 달래 옆에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 까지 하면서
밤이 내리도록 풀을 뽑는 이 한가함이 오랜만에 백락사다와
마음의 여유를 이 밤에 찾아 봅니다.
심고 그리고 뽑는 이 일상이
근심과 고통을 받아 드리는 이 마음 같아
경이와 놀라움의 세상경험들을 털어 놓기전에
울면서 서울로 올라간 은미나
아직도 혼수상태인 진모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부처님께 빌고 또 빕니다.
더 나빠지지 않음도 감사한 일상이라는 이 작은 바램들이
우리 모두의 마음으로 기도드리오니
뽑고 그리고 심었던 그 마음처럼
근심은 잡초처럼 뽑혀지고 희망은 들깨 묘종처럼
그렇게 자라나기를 이 밤에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비 내리는 이 밤에
무거운 이 걱정들이 모두 씻겨지길 다시 한번
발원하면서
농자로 돌아온 이 허허로움에 백락사 가족들의
마음밭들이 복덕으로 채워지길 저 바람에게도 빌어 봅니다.
7월 1일 비내리는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
추신:미국 잘 다녀 왔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느꼈습니다.
천천히 보따리 풀어 놓겠습니다.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장마에 건강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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