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락사 :::

제목	사랑이라는 이름의 백락사 고양이 7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1045
절기를 헤아리는 것은 농사짓는 사람의 슬기였지만 요즘처럼 너무 더우면 마음으로도 더위를 피하고 싶은지 입추라는 단어만으로도 더위가 한풀 꺽이는 기분입니다. 아침저녁 서늘한 것이 새삼스럽게 입추의 느낌이 와닿고 여름은 이렇게 사라지겠구나,물난리 속에 그 뒤치다거리하다 복더위의 올 여름은 이렇게 지나가는 모양입니다. 찬기운이 조금 있을때 매미소리 더 힘찬 것을 이제는 알 것 같고 풀밭에는 귀뚜라미 입추와 더불어 생기 가득합니다. 더워서 산속에 잠자리 마련한 사랑이 예불 마치면 정확하게 인사하러 옵니다. 밥달라고 인사하는 소리만 기억되는 그 부드러운 "야~옹"의 소리가 손님이 많으면 들을 수 없을 때도 있지만 평소에 다른 울음 소리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만지고 쓰다듬고 장난을 쳐도 온 몸을 맡긴채 점잖기만 한 사랑이는 주인을 닮아서가 아닌 주인이 닮아야 할 처신을 가르쳐 주는 것 같아 괜히 생각이 깊어 집니다. 주변을 배회하다 고수를 만나 한바탕 싸움을 벌렸는지 발등에 입은 상처가 마음 아프게 하드니 그 상처가 아물쯤 목 밑에 상처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너도 나처럼 상처가 많구나, 나는 마음이 항상 아픈데 너는 육체의 상처가 아물 날이 없구나. 한세상 살아 가면서 아프지 않고 살아 갈 수는 없지만 보듬어 주고 안아 주고 헤아려주면서 살아 갈 수는 없을까? 가까운 사람에게서 더 많이 실망하고 믿는 사람에게서 더 소원한 내 처세는 아닌지? 사랑이 볼때마다 쓰다 듬어 줍니다. 말못할 아픔이 있어 위로가 될수 있다면 내 손길에서 쉴수 있기를 바라면서 가을이 오기전에 집이라도 반듯이 지어 주어야겠습니다. 자기 집이 있다는 것에 사랑이 반가워하지 않을지 몰라도...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