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살 때 이야기입니다.
어느 보살님 당신 외 아드님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군종병으로 집에서 가까운 곳의 군부대에 근무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릴때부터 할머니 따라 절에 열심히 다녀 어린이법회도
잘 참석했고 중고등부도 열심히 다녀 항상 고마웠는데
나이 드니 절에 잘 다니지 않아 그런 모양이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군대에 입대하고 군종병이 되고 나더니
겉으로 표현을 하진 않지만 출가에 대한 고민을 너무 많이 하는것 같아,
꼭 제대하면 출가 할 것 같다고 지금 상황을 털어 놓으시는데
외 아들 머리 깍고 중될까봐 걱정하시는 모양이다고
웃으며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남의 자식 중되는 것은 괜찮고 보살님 아들 머리 깍는 것은
마음 아프면 안되지요.저도 귀한 아들이었습니다."
그 보살님 정색을 하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스님, 머리 깍고 지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때문에
중도에 그만 둘까봐 좀더 많이 고민하고 좀더 자신을 돌아본 뒤에 판단을 내렸으면
해서 이런 이야기 드리는 것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라면 방황없이 스님 노릇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어떤 선택이고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아들이 깊이 생각해 주기를
오늘 부처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스님의 길을 갈 수 있다면 저는 큰 영광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신 불자님도 계시는구나.
집안에서 머리깍은 자식 찾아내 집으로 끌고 가는 것은 보았지만
출가를 축복하고 기도하는 것은 보지 못했던터라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모두 같은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몫이 다르고 그 몫의 가치가 외형으로 판단되어서도 안되겠지만
모두 수행자가 되어도 곤란하고
모두 방관자가 되어도 곤란합니다.
오늘은 머리 깍고 싶다는 총각이 있어
누군가의 축복이 필요할 것 같아 이런 이야기 드립니다.
며칠을 못견디고 돌아서 갈지라도 그 마음이
진실하고 감사한 마음이었음 좋겠습니다.
이 길도 쉽지 않은 선택임을 누구보다 잘알기에
마음으로 기도 드립니다.
인생에 정도는 없습니다.내가 가는 그 길에
후회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살아 갈 수 있습니다.
머리를 깍던,깍지 않던...
천주교를 믿다가 절에 다니는 불자님 중 한분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자주 하시는데
당신 어머님이 너는 수녀되라고, 시집가는 날까지
주문을 외웠답니다.집안에 한사람 정도는 하느님께
바치고 싶다고.나는 싫다고 다른 형제 보내라고
맨날 싸웠다고 합니다.
아직도 그 어머님 마음을 모르겠다고 이야기 하면서
"스님.왜 우리 어머니가 저보고 수녀되라고 했을까요?"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믿음이 너무 강해서
그런 것 아닐까요?"
도반 절의 행사에 축사를 해 주면서
도반의 어머님이 계시는 것을 보고
똑똑한 아들 낳아 출가 시키신 어머님을 위해 박수 부탁드린다고
그날 행사 마무리했던 기억도 납니다.
어쭙잖은 중들도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열심히 사는 스님도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옥석을 가리는 것은 스스로의 몫입니다.
출발부터 축복을 보낼 수 있을 때
훌령한 스님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당신도 머리 한번 깍아 보실래요?
평생 머리 깍을 필요는 없습니다.
8월 24일 윤7월 초하루 선화당에서
|
홈 > 목탁소리 > 성민스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