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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이야기 홍천 백락사 주지.성민
오월이 가장 아름다운 것은 피고 지는 꽃들의 향연이 절정이기
때문이며 또한 부처님 오신날 장엄으로 이런 저런 연등을 설치하면서 하늘에도 땅에도 꽃들로 가득찬 이 마음이 넉넉해 질 수 밖에 없는 것도 이 계절의 축복인 것 같습니다.
오래된 옛날, 이 즈음에 도반의 가까운 스님들이 부처님 오신날 일손을 덜어 준다고 연잎을 여러 박스 미리 준비하여 가지러 오라고 해서 이 도반스님 초보운전 딱지도 떼지 않고 고물차 몰고 꽃잎 찾으러 먼길을 나섰습니다.
고마워서 수고한 스님들 모시고 식사나 대접한다고 꽃잎은 뒤 적재함 공간에 싣고 나오는 길에 철길에서 시동이 꺼졌는데 여유 만만한 스님 몇 번이나 시동을 걸었지만 시동은 걸리지 않고 때마추어 기차는 오고,기관사도 밖을 보면서 손짓으로 차빼라는 신호를 하는데 차안에 있는 스님들 가슴은 조마 조마해지고 더 당황해서 반클라치 시동으로 조금씩 이동한다는 상식도 이럴때는 통하지 않았답니다.
기차는 급제동을 걸고 천천히 미끄러져 오는데 아직도 차는 철길에서 벗어 나지를 못하고 차안에 있는 스님들 관세음보살님이 저절로 입에서 나오고 순간 꽝하는 소리 그리고 하늘로 피어나는 연꽃잎의 장엄이 무슨일인가 밖을 내다보는 승객들의 입장에서는 멋진 연잎의 축제를 만끽했지만 정작 차안에 있던 스님들 죽었구나 눈을 감고 있는데 상황이 이러했습니다.
어떻게 반클라치 시동이 걸렸는지 차가 조금씩 앞으로 이동을 했고 기차가 차를 받기는 받았는데 코란도 뒷문짝만 날려 버리고
적재함에 있던 꽃잎 상자들이 하늘로 비상을 하면서 연꽃잎 축제를 연출했던 것인데 운전 했던 도반 스님은 여유 있게 그때에사 차에서 내려 사색이 된 스님들께 괜찮지요,인사하고 기관사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는데 기차가 서자말자 앰블란스와 경찰순찰차까지 도착하니 모두들 큰 사고라고 근심어린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기차가 서서 사람이 다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기관사도 도리어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부처님의 가피아니냐고 살면서 사람 다치는 것만큼 가슴 아픈 것은 없는데 너무 너무 고맙다고 벌금 조금 나올것이지만 걱정하지 마시고 조심히 가시라고 도리어 인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 전화가 왔습니다.죽을뻔 했다가 살았는데 저녁 사야겠다고 빨리 오라고,그런 여유가 보기 좋은 도반은 가까운 스님들이 일손이 필요해서 부르면 언제나 달려 갔고 때되면 안부 전화 먼저하면서 중은 이렇게 먼저 마음을 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한다는 작은 가르침을 주곤 했습니다.
오월의 찬란한 꽃잎 아래 연등을 달면서 새삼스럽게 도반 생각이 납니다.삶은 그리도 여유롭게 살았는데 어쩌자고 죽음은 혼자 서둘러 챙겨버러 먼저 가버렸는지 해마다 기일이 오면 많은 생각이 끊이지를 않습니다.가끔은 꿈에라도 한번 나타나지 이 무심한 친구야. 어찌 이리도 얼굴 한번 보여주지 않나 하다가 딱 한번 생전의 그 여유만만한 얼굴을 만나 그렇지 죽은 것 아니었지 나 놀리려고 어디 숨어 있다가 왔지,얼마나 반가웠는데 깨고 나니 눈물이 어리는 그 도반의 법명은 성전스님입니다.
연꽃잎이 만발한 부처님 오신날의 도량에서 도반의 이름을 다시
불러 보면서 낙화하는 꽃잎 속에 도반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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