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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말들을 생각해 봅니다.
라송테,뽀나파티.림프체. 그리고 나마스테
나마스테는 인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하는 인사입니다.
해석을 하자면 당신은 부처입니다.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공경의 인사를 드립니다.서로가 서로를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일까? 인도에는 거지도 성자인 것 같았습니다.
부처님의 땅 인도를 떠 올리며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많이 소유하고 많이 알고 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적선을 하고 많은 행사를 치룬다고 행복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외형을 중시하면서 외형의 발전에 치우친 자신은 아닌지 돌아 보면서
가끔 이 가슴에 이는 어지로움의 끝자락을 놓아 버릴려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모든 일에는 좋은 뜻이 있다고 믿었고 지금까지 그런 신념을 놓아 버린 적이 없습니다.93년도 이곳에 와서 살아온 역사가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아무것도 없는 폐가에 쓰레기 더미와 함께 시작되었던 먼 옛날이 어제처럼 새삼스럽고 우체부 한번 다녀 가면 사람 구경 못했던 첫 겨울의 모습도 생각납니다. 살다보니 절도 커지고 신도들도 많아 진 것 같은데 언제나 마음이 편하지 않는 것을 보니 내면의 자신을 돌아 보라는 어느 시쯤이 아닌가 싶어 이것도 부처님의 뜻으로 돌려 봅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에 무심한 마음으로 등불을 켠 신도님께 축복의 인사를 드립니다.
멀리 미국에서, 일본에서 그리고 성하지 못한 몸으로 전화를 걸어 등불을 밝히신 개개의 인연들에 내가 할 일이 무언지 생각해 보면서 부처님께 기도드립니다. 누군가 기다리는 것처럼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인사에 내 존재를 돌이켜 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요.삼계개고 아당안지라.
하늘 위 하늘 아래 내가 가장 존귀하고 사바의 모든 고통 내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는 부처님의 탄생게가 오늘 함께 하신 우리의 인연 설정을 해석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없으면 그대도 없고 그대가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그대가 없으면 분노가 없을 것 같지만 그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팔만대장경의 잡화경에 보면 세상은 수많은 꽃들로 이루어진 만화의 세상이라고 정의하였지만 법화경도 화엄경도 경의 제목이 꽃입니다. 우리는 모두 꽃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이 계절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며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어떤 의미를 주고 받습니다.
감사하고 고마운 인연이란 많은 것 같으면서도
헤아리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고 미워하는 사람은 왜 이리도 많은지,그 마음도 꽃으로 대신해 보면서
그저 미운 꽃이야라고 헤아려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한번만 돌이켜 생각하면 미워할 것도 싫어 할 것도 없습니다.
물이 흘러 가 듯이 순리대로 살면 됩니다.
부처님 일생을 돌이켜 보면 길에서 태어나셔서 길에서 돌아 가셨습니다.
룸비니 무우수 나무 아래에서 태어 나셔서 한손은 하늘을 가르키고 한손은 땅을 가르키면서 탄생게를 외쳤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고,그리고 돌아가시는 것도 쿠시나가라 언덕이었습니다. 자등명 법등명을 유게로 남기면서 스스로를 의지하고 법을 의지하라고 했습니다. 태어남도 돌아가심도 윤회의 연속이며 단절이 아님을 보이셨습니다. 나고 죽는 것이 대수롭지 않을 때 큰 가르침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태어남은 죽음의 약속입니다. 영가등을 다는 것도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뜻도 있지만 삶의 진리를 공부하자는 뜻도 있습니다.
죽음은 또한 태어남인 것을 돌이켜 보면 고통도 슬픔도 이별도 공부 아닌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법석의 자리를 만들고 우리 이렇게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이 공부 중에서는 감사한 공부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얼굴도 있고 자주 대하는 얼굴도 있지만 오늘은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라마스테! 하이 라마스테!
오늘처럼 매일 매일 부처님 오신날 같은 저희들의 마음가짐이기를 다짐해 봅니다. 모두 한송이 꽃으로 피어나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그런 부처님 오신날 이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불기 2551년 4월 초파일
백락사 주지 성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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