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락사 :::

제목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벚꽃 아래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은 ."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542
주어진 것을 사랑해야지 그냥 내 앞에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행복은 바로 내 앞에 있는 것이라고 느껴 봅니다. 오늘은 예불을 마치고 법당에서 정좌한채 자신을 돌아 보았습니다. 내가 나를 부르는 소리는 없고 새소리만 귀에 가득해서 새도 일찍 일어 나는구나. 일찍 일어 나는 새가 먹이도 많이 찾겠지, 문득 그런 생각이 스치고 많은 종류의 새소리를 헤아리다가 법당문을 나서면서 이런 시간에서 조차 나를 잃어 버리는 자신이 한심해서 피식 웃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내 인생의 어느 부분에서 지워져 갔습니다. 어느 날 문득 내의지와 상관 없이 주어진 낳설은 환경 같은 내 삶이 재미 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오늘은 참 평온합니다.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벚꽃 아래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은 ." 이싸-하이구 없는 것을 만드는 것도 행복한 일이지만 있는 것을 즐기는 것은 얼마나 더 행복한지 더 나이 들기 전에 알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참담한 시련의 시간이 있었기에 더 고마운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동나무 꽃을 백락사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언제나 기다리기는 했지만 이곳은 너무 추워서 안피는 모양이다고 봄마다 낙심하듯 포기했었는데 단 하나의 꽃송이,보라빛 한송이 오동 나무 꽃을 입구의 거목에서 지난 오월에 보았습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내면에 있었을 희망이 얼마나 고마운지 아무도 모릅니다. 백락사 오동나무의 전설처럼 어느 누구도 기억해 줄 수 없는 그리움을 생각하면 "오동나무 꽃잎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내 살아 있는 동안에." 새벽 공기도 새벽 새 소리도 기지개 켜는 나무들의 몸짓에서도 행복해졌습니다. 인생이란 미리 재단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주어진 것의 측량을 고마움으로 채울 수 있는 내 마음씀의 전환, 그것이 도(道) 아닐까요?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