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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禪心)이 이야기 2
관심을 가지고 무언가 주고 싶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문을 열면 눈에 보이는 것들의 싱그러움 때문에
창문은 가급적 낮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앉아서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평범하지 않는 행복이다.
선심이를 어디에 두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여러 사람이 보는 것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선화당 뒷문 쪽을 선택하고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낳이 익을 때 까지 여러 사람을 보면서 혼란스러운 것보다는
먼저 나라도 친근함을 느낄 수 있게끔 뒷문을 열면서도 선심아하고
부르고 목욕탕 창문을 열고서도 선심아 하면서 친근해지는 속도가 빠르지
않을까 생각하니 새삼 좋은 위치인 것 같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올려진 선심이 모습을 보고 누군가 슬프다고 했다.
날 수 없는 새는 어떤 새일지라도 슬플 것 같다는 이야기에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것은 고양이와 달리 한정된 공간에 있어야하는 것은
어디 보다도 자유스러운 도량에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마음 한켠의 압박과
불교가 추구하는 자유의지를 생각하면 더욱 미묘해지는 감정.
먹이를 주면서,청소를 하면서 조금씩 문을 크게 열어 보는 내 마음에
선심이 눈을 마주치고 먹이를 받아 먹고 재미 있게 혼자서 놀다가도
내가 쳐다 보는 것을 알면 안 그런척 시치미를 떼는 모습을 보면서
시간만 나면 선심아. 선심아 하고 부르게 되니 마음 한구석의 불편과 달리
빨리 정들고 싶은 내 마음으로 하여 작은 이 불편들이 사라지기를 바랬던 모양이다.
길들여 진다는 것은 익숙해진다는 뜻일까?
전 주인의 뚝심이 수첩을 자꾸 숙독하면서 더울 때는 섬심이에게 분무기로 물을 뿌려 목욕도 시켜 보고, 한손으로 먹이 주는 연습도 해보고,
구슬도 입에 물려 주면 소리내어 가면서 재미 있게(?)노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고 저녁이면 특유의 고함지르는 소리가 신기하게 들리는 것은
정이 들지 않으면 일년을 기다려야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뚝심이 수첩에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익숙해진다는 것이 눈으로 인지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소리에 익어 지고 느낌으로 익어 질 때 빈자리와 꽉찬자리의 느낌,
사람과 무엇이 다를까.
선심이는 이렇게 자리를 잡아 가고 나는 그렇게 선심이를 바라보면서
눈을 마주친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 받는 일임을 느껴 봅니다.
엉금 엉금 옆 걸음을 옮기면
내 마음도 넉넉히 살이 붙는 느낌.
두발과 입으로 운동을 하면 살아 있는 것의 그 모든 것들의 신체가
거룩한 선물임을 새삼 감탄하게 만드는 우아함!
감탄과 경이의 선심이 편안한 휴식을 가집니다.
2007.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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