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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 첫날부터 수도 모타가 말썽이다.
어느 때인가 무슨 일이 발생하면 막막한 감정이 먼저 가슴을 채우곤 해서
많은 일에 지쳐서인지, 일이 하기 싫어서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때 많았는데
오늘은 마음을 다잡아 살면서 이런 저런 일 생기는 것이 당연하고
내가 해결 할 수 없지 않는데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 전환으로 모타 가계에 전화해서(구정 집에서 쉬고 계셨지만 한겨울 위기상황을 과장해서 설명) 모타 사오고, 명절 쉬러 오신 손님에게 후라쉬 들고 조명작업 부탁하여 야간작업으로 무사히 물 나오게 한 것이 어제 밤, 음력 설날의 하루 마침표입니다.
겨울에 전기 들어오지 않는 것도 큰 문제(전기 나가면 물도 안들어 옴)이지만 물 나오지 않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님을 살면서 한 두번은 다 겪어 보았겠지만 사고라는 것이 좋은 날에는 아무 일 없다가 날씨가 엄청 춥다든지, 비가 폭우로 내린다든지 그럴 때에 꼭 문제가 생긴다는 점, 이것도 무슨 법칙인가요?
백락사 초창기 때 일입니다.
동지날 춥기는 얼마나 추운지, 물은 안나오고 팥죽은 쑤어야겠고
아침부터 물동냥 나가서 이웃의 물 얻어다 쭉쑤고 설걷이까지 대충 마치고는 모타점검에 나갔는데 지하수 심층에 50미리 파이프를 묻어 놓고 그 사이에 모타흡입 파이프를 박아 혹시 이상이 있으면 확인하기 좋게 한다고 이중구조로 설치한 것은 괜찮았는데 그 사이 30미리 정도의 공간을 막음 하지 않고 모타부위와 지하수 심층까지 열린공간으로 두었습니다.모타에 연결된 파이프를 꺼내보니 야생 서생원이 파이프 홈에 걸려 물 흡입구를 막아 버린 것입니다. 아마 겨울 추위 피해서 그곳에 피난을 왔다가는 호기심에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가 지하수에 빠져서 저희들의 식수 피이프 홈을 막아 버리는 불상사가 동지날 물이 나오지 않았던 원인이었습니다.
아마 여러 날 서생원 목욕한 물을 백락사 식구들이 먹었다고 생각하니 이상스레 그래서 물맛이 더 좋았나? 그때는 웃으면서 그런 생각도 했던 것 같았습니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그리움이 된다고 했지만 어느날
여분처럼 주어진 삶의 몫이 지금 나의 모습 아닐까?
어느 작가의 묘비명처럼 아둥 바둥 살지마라(don't live your life too desperately )는 의미를 즐겁게 해석해 봅니다.
주어진 것에 대한 관용도 종교인의 자세일 것이며
또한 여유로움도 지금 우리가 품어야 할 삶의 지혜일 것 같습니다.
얼어버린 내 마음의 경직이 설날의 해프님으로 풀어 버린 것처럼 우리 일상도 작은 마음 하나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새해 혹 힘든일 있다면 좋은 일의 징조로 받아 드리세요.
인생 별 것 아닙니다.
2008년 2월 8일(음력 1월 2일 ) 선화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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