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당신을 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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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문득 길을 잃었다.

어떤 기대는 산산히 부서지고

인연에 맡긴 시간들은 오히려 즐거움이 되었다.

나이들어 나이를 자각하면

그만큼 헛되게 살았다고 누군가는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길위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나를 성숙하게 한다.

출가를 이야기했다.

조상이 돌봐야 출가가 가능하다고 한 인연은

다른 종교를 믿고 있다.

나이들어 나누고 베풀다가 죽어야 할 까닭을

아이들은 안타깝게 듣고 있었다.

인생은 시절인연이 있다.

유랑하는 삶의 부표들이 어떤 흔적으로 남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조상이 돌봐서 수명은 길어 졌고

출가를 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었다.

그 공간에서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 간다.

조상 잘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살아 있는 조상 또한 잘 섬기는 것,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다.

백중, 정성이 쌓여

공덕을 이룬다.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이

내가 바칠 수 있는 가피이다.

그리고 축복이다.

2016.6 선화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