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어느 날은 내 몸이 아니었다.
왜 지쳤는지 모르는데
곤죽이 된 느낌.
아름다웠던 새벽의 기억도 두렵고
하루를 이어가야하는 또 하루의 연결이 힘들었던 날.
이유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산다는 것은 원래 막연한 것이 본질일까?
 
자주 늙어 간다는 것을 느낀다.
그냥 굴러 가는대로 살면 안되는데
치열하게 살고 싶다는 의식이
무엇인지 또렷해야하는데,
이렇게 편지를 받으니 정신이 번쩍 드는구나.
 
며칠전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인사말에
지나간 영화 "마지막 사중주"를 처음으로 유로로
결제하고 다시 보았다. 조금 더 나이 먹어
사람의 장점과 배려함이 확실히 정리되었다.
문득 내가 좋아 하는 책이라도 들고 선생님을 찾아 뵈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 보면 내 주변에 좋은분도 많이 계시는데
혼자 침잠했던 것은 아닌지
공허해진다.
 
이렇게 치열하게 공부하는 소식을 받으니
더욱 정신이 번쩍든다.
며칠전에도 공부가 좋아 석사과정을 밝고 있는
명랑한 보살님을 만났는데 작은 분발의 계기가 되었었다.
부디 행복해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날들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렇게 오랜만에 소식 접해서도 좋은데
잊지 않고 이곳을 기억해주서 너무 고맙다.
요번 겨울 방학에는 큰애를 백락사에
보내면 어떨까?
 
신랑과 부모님, 아이들에게 안부 전한다.
부디 건강 챙기면서 일과 공부 병행하기를 기도드린다.
      2016.11.22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