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 기도 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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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 ,주변의 만산홍엽이

새삼 가슴에 담겨져 왔는데

문득 겨울처럼 쓸쓸하고 모든 풍경은 또 다름이 되었다.

새삼 기다려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계절의 진리 앞에

여느 때처럼 마음이 바쁘지 않는 것은

마음고생이 엄청 컸던 시련의 시간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내가 할 일을 할 수 있는 감사함과

빈자리를 지키는 여정의 시작이 이제 일 수 있다는 담담함,

나이 들어 조금씩 현명해졌나 보다 해도

아직도 민망한 제자리의 내 모습은

먼 길을 가야하는 이정표처럼 인생이란

부표가 되었다.

나의 분노와 원망을 놓아버린 기도는

내 생애에 처음인 경험이었고

성지(聖地)를 돌며 내 마음이 조금씩

부처님께 다가 간 올해는 그 어떤 공부보다도 감사한

순간이었다.

나를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의 고마움에

인사를 드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이 작은 공간의

겨울기도가 주변의 평온과 행복을 위한 기도가 되길

진심으로 축원하며

동안거 기도를 바친다.

나보다 더 가슴 아팠던 모든 이웃들의 안락을

먼저 기원하면서,

무심으로 염불을 외우던 이름 모를 동자승과

노승의 얼굴 위에 가득했던 평화로움이

우리 모두에게 나눠주길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