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진다고 너를 잊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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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끝나기전 겨울꽃이 필까, 아침이면 너를 보면서

꽃 하나의 기적을 생각한다.

나무를 심고 나무 그늘에 앉아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꿈꾸는 인생이란 무엇이었을까?

이젠 나보다 늙어 버린 나무들의 존재가

지나 온 시간의 애환과 지금 이 고통을 씻겨 줄 것만 같은

믿음이 무언지 모르겠지만

많이 담담해진 삶이란 기대치와 인정욕구를

사람관계 속에서 확인한다.

겨울꽃이 피었다 졌다.

아직은 어린 나무이기 때문에 듬성 듬성 핀 꽃이었지만

얼마나 나를 설레게 했는지 모른다.

이별과 기적을 기도했고

받아드림까지 꽃과 함께한 겨울 여정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꽃은 피었고 그리고 꽃이 졌다.

남은 자리, 기억에서 멀어진 추억을 이야기 하고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를 확인하는 짧은 시간이

꽃처럼 피었다 지는 시간이기에

나의 외로운 여정이 두렵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진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의 시대에

우리들의 시간이 조금은 고립되어도 감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인생은 득야본유(得也本有) 실야본무(失也本無)가 맞다.

꽃은 피었다 지고

인생 또한 피었다 진다. 본래 그 자리이다.

꽃이 진다고

너를 잊을 수 없다.

꽃이 핀다고

너를 잊을 수 없다.

2020.3.1. 선화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