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름 미숙 7

삼계화택(三界火宅)이라했다.

이 치열한 삶의 현장을 생각하면 지옥이기도 하고

불타는 전쟁터라는 표현도 맞겠다.

우리들의 자화상이 스스로 편안한지 되돌아보면

얼굴은 경직되어 있고 타인에게 미소는 없다.

불타는 집을 보면서 웃을 수 없겠기에

일그러진 형상이 다수인 것을 이해를 해야 하나?

그 많은 고양이들이 어디로 갔지?

2개의 먹이통도 부족할만큼 많았던 고양이들이

모두 이별을 하고 이제 3마리만 남았다.

사고로 떠난 애기들은 오래동안 마음이 아팠다.

지금도 선명한 파란눈을 가진 갑순이와 꽃순이의 모습은

자주 아른거린다.

그리고 미숙이는 행동이 이상했었다.

어느 곳이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따라 들어와 밖으로 나가지를

않을려고 했다. 날씨가 추워져서 그러나 했는데

어느 날 사라져 버렸다. 몇 일을 문이 있는 곳은 다 열어보고

개울과 산도 뒤졌지만 끝내 미숙이는 종적을 찾을 수 없었다.

고승(高僧)의 흔적같은 이별.

미숙은 미숙아에서 성숙으로 성장해 완숙으로 사라졌다.

화택 같은 내 인생의 시간에 나를 위로하고,

나를 행복하게 하고 어쩜 나의 번뇌를 대신해 가져갔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이별 앞에 다시 다짐하는 약속.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자리 그대의 몫까지 살아가겠습니다.

내 옆에 있어 주었던 당신, 고맙고 감사합니다.

2022.1 백락사 종무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