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덥다. 연일 36도 이상을 가리키는 온도계에 이상기온의 적응 또한

높아진다. 지구가 힘들겠다는 생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안위가 걱정이다. 고양이들도 지치고 밭작물들도 지친표정이다.

도반은 투병중이다.

담도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기 위해 큰병원에 입원했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수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본인은 조용히 정리하고 싶어 퇴원하니 찾지 말아 달라”는 메모를 남기고 토굴로 돌아와 주변 정리를 하고 곡기를 끊었다.

그러나 병원은 발칵 뒤집어졌다. 입원 중인 환자가 사라졌으니 병원규약에 큰일이 벌어진 것인데 아름아름 환자 지인을 찾아 연락이 오고, 가까운 도반 둘이서 토굴을 찾아 곡기를 끊고 있는 환자에게 요즘 의술이 좋으니 수술은 한번 받아 보자고 통 사정을 해서 마음을 돌려 다시 입원을 하고 수술을 했다.

수술은 잘되었고 몸무게는 많이 빠져 핼쓱 했지만 바쁜 지난 시간과 달리 자신의 몸만 바라보며 요양중인 지금 이시간이 많이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늦게 소식을 듣고 방문한 나에게 삶과 죽음의 교차를 애써 외면하는 그의 내면이 궁금했지만 결국 묻지는 않았다.

다시 도반과 식사 약속을 잡고 먼길을 내려 가면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어느 지인의 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살아 있으면 지금 오늘을 감사하며 이야기하는 한계를 벗어 날 수 없겠다는 존재의 현실론이 안개처럼 머리를 채웠다.

고양이들이 널브러져 쉬고 있다.

더울때는 쉬어야하고 추울 때는 서로 포개야 하는 것이 그들의 생존이겠지만 우리에게도 내일 때문에 혹사하는 삶이라면 멈출 필요가 있겠다. 생사의 문제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밥이며, 차 한잔이며, 더위에 휴식하고 있는 이 몸뚱이라는 것을 소중히 받아 들이는 이번 여름이면 좋겠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건강입니다.

    2024.8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