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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교신문 연재
작성자 back432
작성일자 2016-03-11
조회수 533
아이들이 왔다. 봄나들이인가? 마음껏 뛰어 놀고 간섭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백락사에 오는 선생님들은 모두 한소식 한분 같다. 어린이집의 유아학대로 대한민국이 시끄러운 적 있었다. 백락사에서 뵙던 선생님들은 모두 아이들의 눈 높이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여러해 경험 하면서 모든 것을 내 기준이 아닌 아이들의 기준으로 바꾸는 시간이기도 하다.
돌을 보면 꼭 던진다. 흙을 보면 꼭 만진다. 물을 보면 꼭 들어 간다. 마당에 놀면 한번씩 들어 눕는다. 어느 때인가 하지말자라는 표현을 하지 않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이들이 떠나고 나면 청소를 좀 더 꼼꼼이 하고 이불 빨래를 모두 한다. 선생님은 얼마나 힘들까? 그런 생각이 들면 참 감사하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도 닦는 것보다 힘들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어린이집과 대안학교에서 들살이를 오면 100% 선생님의 조건을 맞춰주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해할려고 한다. 이 세상에 가장 소중한 존재들을 바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서울 성미어린이집은 해마다 빠지지 않고 백락사에 여름 휴가를 온다. 초등학교 입학하기까지 5년정도를 오는 아이들도 있다보니 여기 생활이 너무 익숙해서 일 너무 많이 하지 말라고 걱정하는 아이들도 있다. 작년에는 세월호 사건 때문에 오지를 못해 아이들이 보고 싶어 가래떡을 뽑아 방문하기도 했다. 구립의 시설이 열악하지는 않아도 서울이라는 공간의 제약 때문에 아이들이 꼭 홍천을 와야 할 이유를 알 것 같아 아이들을 더욱 기다리게 된다. 여름도 아닌데 파주 자유학교 아이들은 모두 다 이곳을 왔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해마다 오는 많은 어린이집과 방과 후 학교, 대안학교 아이들에게 이곳이 편안한 휴식처로 기억 되면 좋겠다.
세상의 많은 훌륭한 시설들이 자본의 논리로 아이들을 수용할 때 이곳 백락사는 그냥 아이들이 좋고, 아이들이 편안하고, 선생님이 존중 받으면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아이들 때문에 공간을 만들고 부속시설을 넣으면서 이곳에 와서 처음부터 나무를 심은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아이들이 나무 그늘에서 뛰어 놀고 돌 위에서 춤을 춘다.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하다고 느끼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그림이 아름다우면 내용도 넉넉하다. 아이들이 잘 놀고 있으니 밤에도 아름다운 백락사이다.
내가 좋아 하는 아이의 이름은 <라나>다. 앵두가 익을 무렵 뒷마을 나들이를 했고 모두 신나게 앵두를 따먹을 때 아이는 나에게 먼저 앵두를 건네고 나는 아이가 예뻐서 자꾸만 바라본다. 이제 그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한번씩 지켜봐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어린이 날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한다. 일 많은 사이 이런 고민도 일이 될까. 봄꽃이 만발한 도량에서 아이들은 일찍 잠이 들고 소등을 확인하면서 꽃 향기가 어둠속에서도 느껴진다. 사람에 지쳐 어느 산골 절의 출입금지 시설이 부럽다가도 아이들만 보면 무엇을 해줄까 고민을 하게 된다. 내일은 한번 더 트럭투어를 할까?
고사리 피어나는 뒷산 산책을 할까? 표고버섯 따기 체험을 할까? 자폐증이 있는 민석이와 놀이를 할까?
겹벚꽃이 활짝 피어나는 밤에 오늘은 왜 별이 뜨지 않는지 안타까워하는 아이들에게 새벽별이 선물로 피어나기를 기도하면서 나를 깨우는 108배를
이 아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행복한 경험으로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면서
이 땅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이기를 축원한다.

아이들아. 저꽃이 너희들이고 
너희들이 꽃이란다.

2015.4.29.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