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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청장님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살아 있다는 것, 축복이다는 백락사 2018달력 표지가

가슴에 와 닿았다고.

올해 달려의 표지는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인생이란? 내용이었는데

그 의미 또한 새삼 와닿았다고 합니다.

연말에 터진 제천 사고의 안타까움이 맞물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 된 이 땅위에서 우리는 또 무엇을 겪어야할까?

몸과 마음의 상처가 이렇게 깊은 한해가 있었을까 싶게

나에게 있어서도 2017년의 잔인하고 아픈 상처가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었을까?

내 마음이 내는 소리에 달력의 글들은 사고(思考)없이 주저없이

뱉어진 글이다.

다시 글을 보면 나의 존재가 얼마나 큰 시련위에 버텨왔는지,

나에게 위로를 보내고 싶은지, 스스로 고맙다고 다독거려주고 싶은 마음이

읽혀진다.

어느 선에서 마음의 거리가 느껴져도 담담할 것 같은 남은 시간과

부족해도 조바심내지 않으며 걸어 갈 수 있을 것 같은 남은 인생이

초라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위안 역시

큰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가능한 마음인 것 같아

호사다마(好事多魔)와 역경계(逆境界)의 받아들임을 생각해 본다.

스님은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데

왜 이런 사고를 당했는지 의아해했던 문병왔던 기관장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한데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또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이 시련을 많이 겪는데

내공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인자무적(仁者無敵)임을 보이는 것 같다는

이야기에 웃었습니다.

재난과 재해와 구설의 인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라는 땅위에

벌어지는 모든 것들이 자연(自然.스스로 그러함)이기에 무사무탈을 꿈구는

자들의 행복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일 것이며 만약 그러하다면

매사에 더욱 감사하면서 살아야 하는 겸손을 잊지말아야할 것입니다.

혹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생각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면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세상을 살 수 있다면

현명한 처신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2017년 나에게 주어진 많은 시련과 구설 또한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 축복이다.

살아 있지 못한 많은 분들의 왕생극락을 축원드리며

죽음 또한 무겁지 않게 받아드림을 감사해합니다.

2017.12.24. 선화당에서 성민합장